3개월 만에 간신히 재개된 용산참사 재판이 또다시 중단됐다. 20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한양석) 주재로 열린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이충연씨 등 용산참사 관계자 9명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변호인단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공개할 때까지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되자 변론을 포기한 채 퇴장했다.
변호인단 퇴장 이후 150여명의 방청객들이 동요해 재판 진행이 어려워졌고 재판부는 일단 오후 3시 재판 속개를 선언하고 휴정했다. 재판부는 이후 법정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재판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 다음달 1일 재판을 계속하기로 하고 폐정했다.
지난 4월22일 시작된 용산참사 재판은 검찰의 수사기록 미공개로 인한 파행의 연속이었다. 당시 법원은 수사기록 열람ㆍ등사 허용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은 "피고인들의 기소 내용과 무관한 부분"이라며 전체 기록 1만여쪽 중 3,000쪽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지난 5월 재판부에 대해 "검찰을 제재하지 않았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고 이후 재판이 중지됐다. 기피신청이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면서 이날 3개월 만에 재판이 재개됐지만 또다시 파행이 재연돼 앞으로도 재판 진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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