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가 돌연 연기되자 재발사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사는 이르면 23~26일실시될 전망이나 상당 기간 늦춰질 개연성도 있다.
나로호는 아무리 서둘러도 사흘 후에나 발사가 가능하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일단 발사를 중지하면 연료를 빼고 다시 충전시키는 데 72시간(3일)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압탱크 계통을 아무리 빨리 수리한다고 해도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가 완전히 건조된 뒤 다시 채워지는 22일까지는 발사할 수 없다.
또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기술적 문제가 발견되거나 기상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26일까지를 발사 예비일로 설정했다. 따라서 발사일은 23~26일이 될 확률이 높다.
해외에서도 수일 안에 재발사한 사례가 많다. 미국의 엔데버호는 7월 12일에서 13일, 15일로 발사가 연기된 뒤 결국 성공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발사하지 못한다면 상당 기간 연기될 수도 있다. 발사체와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와 관련국에 사전 통보를 해야 하는데 한국은 발사일을 26일까지로 해 놓았다. 이 기간까지 발사하지 못하면 다시 신청해야 하고, 이에 8일 가량이 소요된다. 문제를 최단 시간에 해결해 20일 재발사 예정일을 통보한다고 해도 정할 수 있는 날은 일러야 28일이다.
날씨도 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초 대기가 불안정해져 국지성 호우 발생 가능성이 높다. 기상 상황 때문에 발사가 계속 연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괌 북동쪽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일본을 향해 북상 중인 10호 태풍 밤꼬(Vamco) 등 9월에 자주 발생하는 태풍도 부담스럽다.
이날 발사가 연기됐지만 금전적 손해는 크지 않다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체계사업단장은 "배출되는 연료와 액체 산소는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시 활용하기 때문에 손해가 없다"며 "다만 액체 산소는 기화해 양이 약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미한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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