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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북한 조문통보 통민봉관? 南정부 배제 DJ측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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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북한 조문통보 통민봉관? 南정부 배제 DJ측에만

입력
2009.08.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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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9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한 고위급 특사 조의 방문단을 보내겠다고 통보해 왔다. 조문단이 온다면 이명박 정부 들어 첫번째 남북간 고위급 왕래가 된다. 그러나 조문단 방문이 남북 대화로 이어져 남북관계가 누그러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엔 이르다.

우선 북한이 당국간 공식 채널이 아닌 김대중평화센터라는 민간 채널을 통해 조문단 파견 사실을 알려 온 점을 비관적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민간만 상대하고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통민봉관(通民封官)'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17일 현대그룹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5대 합의'를 발표할 때도 남측 정부를 소외시켰듯 "필요한 용무만 보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는 치밀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래서 정부 일각에서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동시에 DJ의 상징물인 6ㆍ15 공동선언 이행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당국간 통신 채널이 거의 차단돼 불가피하게 DJ 측에 연락했을 것"이라며 "또 북한은 상주인 DJ 측에 직접 통보하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망 때도 북한은 현대그룹을 통해 조문 계획을 밝혔다. 물론 민간기업 대표인 정 명예회장과 국가 지도자인 DJ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다.

북한의 속마음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조문단 파견이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가 될 지에 대해서도 판단하기 어렵다. 북한이 "조문과 남북관계는 별개"라는 태도로 나온다면 큰 호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문 결정은 DJ를 최고수준으로 예우하겠다는 의미 정도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방문 자체의 상징성을 무시할 순 없다. 또 일정 조정 등을 위해 남북 당국간 실무 접촉이 재개되는 것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조문단 체류 기간 중 남북 당국간 비공식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정부 당국자들도 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현대아산 직원 유씨 석방과 현대_북한간 합의 등을 보면 북한의 대남 기조가 조금은 유연해졌다고 볼 수도 있어 지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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