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통합과 화해의 장이 되어야 할 DJ 국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통합과 화해의 장이 되어야 할 DJ 국장

입력
2009.08.20 00:46
0 0

여야와 정파, 이념과 지역의 구분이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어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의 임시 빈소와 서울광장 등 전국 각처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여야 정치인과 각계인사, 일반시민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 투병 중의 문병 행렬에 이어 화해와 용서, 통합의 뭉클한 장면이 서거 후 애도와 추모의 물결 속에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념갈등, 지역대립의 최대 피해자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 고질적 병폐의 치유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그의 투병과 서거를 계기로 마련된 화해의 분위기를 이념갈등과 지역구도를 뛰어넘어 국민통합의 새 정치시대를 열어가는 토대로 삼아야 한다.

국민통합은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강조한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병석에서도 우리 사회의 화해를 이루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의 유지인 화해와 국민통합의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공명을 일으키고 있음을 반증한다.

장례 형식 문제로 고심하던 정부가 국장으로 결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서거 당시 현직이었던 박정희 대통령 외에는 국장으로 장례를 치른 적이 없지만, 민주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높이 평가돼야 마땅하다. 이제 장례형식에 대한 논란을 접고 의식에서는 엄숙하고 경건하게, 내용에서는 국민 대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게 국장을 잘 치러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의 장례는 민족 화해의 장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조전을 신속하게 보낸 데 이어 북측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 민간교류협력을 담당하는 아태평화위원회가 조문단 파견 방침을 밝혀왔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북화해와 교류협력에 기울인 열정과 햇볕정책을 통해 북을 지원한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 당국을 통하지 않고 김 전 대통령 측에 조문단 파견 통지문을 보낸 것은 아쉬움과 의구심을 살 만하다.

얼마 전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 위원장과 합의한 5개 항의 실천을 위해서도 남북당국간 대화 복원은 필수적이다. 당장 이산가족 추석 상봉행사를 위해서도 당국간 협의가 시급하다. 북측이 최근 들어 새삼 의욕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 복원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조문과정에서 남측 당국과 접촉해 당국간 대화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