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결국 유고집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이태 후인 2005년부터 자서전 출간을 준비해왔다. 초고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3분의 2 가량은 직접 감수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서거로,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사후에 미완의 형태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새겨진 고인의 삶의 기록은 원고지로 5,000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출생부터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 전까지를 담은 전반부와, 집권 이후를 담은 후반부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자서전 집필을 위해 60여 차례 직접 구술을 했으며 이 내용은 모두 비디오로 채록돼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자서전편찬위원회(위원장 한승헌 변호사) 위원들에게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의 숨결과 혼을 담아 잘 다듬어달라"고 당부하는 등 자서전에 큰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입원 이틀 전인 지난달 11일까지도 1987년 후보단일화 과정에 대한 소회를 장시간 직접 구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서전 외에 김 전 대통령이 메모나 일기 등의 형태로 남긴 기록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비서관은 19일 "이희호 여사가 귀중한 자료를 주셨다. 상의하고 정리해서 조만간 공개토록 하겠다. 최근에 남긴 글인데 양이 꽤 된다. 내용을 검토한 뒤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점가에서는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한 책 판매가 늘어날 조짐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현재 출판된 김 전 대통령 관련 도서는 모두 25종. 이 중 4종은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고, 나머지는 공동 저자로 참여하거나 다른 저자가 김 전 대통령에 관해 쓴 것이다. 정치ㆍ사회분야 서적이 19종이고 에세이와 어린이책이 각각 3종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자서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개정판 등 7종은 평소 꾸준히 판매돼 왔지만, 재고가 확보되면 전체 판매량이 큰 수치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서거 소식이 전해진 18일 오후부터 김 전 대통령 관련 서적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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