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고국팬들을 찾아 우승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더 큰 발전을 위해 참아야죠."
양용은(37)이 '월드스타'로 급부상하면서 보고 싶어하거나 찾는 사람도, 기다리는 행사도 많다. 양용은 본인도 가급적 빨리 국내 팬들에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다음으로 미뤘다. 당장의 잔치 분위기에 젖기보다는 더 큰 발전을 위해서다.
양용은은 "앞으로 예정된 중요한 골프대회가 많아 국내 귀국은 10월15일 경기 용인에서 열리는 신한동해오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용은의 에이전트사인 IMG코리아 측도 "양 선수가 귀국을 서두르기 보다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와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뒤 국내에서 열리는 신한동해오픈에 참가할 예정으로 그 이전에 조기 귀국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대회는 오는 27일 열리는 더 바클레이스를 시작으로 도이체방크챔피언십(9월4~7일), BMW챔피언십(9월11~14일), 투어챔피언십(9월25~28일)까지 4주 연속 열린다.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10월9~12일까지 열리는 미국대표와 인터내셔널팀(유럽제외)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출전, 월드스타의 면목을 다시 한번 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양용은의 체육훈장 추서를 검토 중이며 10월 귀국 때 맞춰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용은의 우승 화제는 미국 현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체널인 <폭스스포츠> 는 19일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물리친 양용은의 우승이 역대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세 번째로 큰 이변이었다고 보도했다. 양용은의 우승이 골프 종목에서는 역대로 가장 큰 이변이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폭스스포츠>
여러 변화에 양용은도 고무된 표정이다. 양용은은 "미국 공항에서 알아보는 미국인들이 있어 조금씩 우승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용은의 변화된 클럽 관념도 흥미롭다. 양용은은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2개에 하이브리드 2개를 보탰다. 양용은은 "롱아이언은 러프가 심한 곳에서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 3,4번 하이브리드를 추가했는데 편안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 년 전만해도 양용은의 골프클럽에 대한 철학은 무관심(?)이었다. 양용은의 당시 용품 계약사 관계자에 따르면 양용은은 "맞춤클럽 등을 제안하면 골프채가 문제가 아니라 손목이 문제"라며 "무겁고 강하게만 만들어 달라. 클럽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양용은은 평소 스스로를 '골프 검정고시생'이라고 털어놓았다. 가난해서 그만큼 어렵게 골프를 했다는 뜻이다. 골프를 시작한 뒤 한 때는 골프채를 잡지 않고 술로 세월을 보내며 방황한 경험도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잠깐이지만 쟁반을 든 적도 있다. 이에 대해 양용은은 "친구랑 놀러 갔다가 잠깐 웨이터 생활을 했지만 오래 하지는 않았다. 옛날 이야기다"고 밝히기도 했다.
'잡초인생' 양용은이 대기만성으로 세계 골프 무대의 중심에 우뚝 서면서 그의 도전과 열정이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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