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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포스트DJ 시대' 출발점에 선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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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포스트DJ 시대' 출발점에 선 여야

입력
2009.08.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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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는 한국 정치의 지형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김 정치의 한 축이자 민주개혁세력의 지도자 역할을 해온 DJ가 역사 속으로 떠남으로써 여야 관계가 어느 정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야권의 두 축 역할을 해온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DJ 마저 서거함으로써 민주당 등 야당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단기적으로 볼 때 우선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여권에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더듬을수록 DJ의 반대편에 서왔던 여권에 유리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정국을 맞을 수 있다. 아무래도 조문 정국과 그 직후에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야 모두 지금은 최대한 애도 분위기에 전념할 뿐 정치적 셈법을 거론하는 데는 신중하다. 하지만 조만간 정치적 파장을 따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는 정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당장 9월 정기국회와 관련, 조문 정국은 장외투쟁을 지속하던 민주당에 등원 명분을 줄 수도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정감사 등 원내활동을 통해 여권의 실정을 부각하자"는 등원론이 있는 만큼 민주당의 회군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설득력이 있다. 또 조만간 단행하려던 청와대 개편과 개각 등 여권의 정치 일정도 다소 미뤄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조문 정국이 장기화한다면 상황에 따라 10월 재ㆍ보선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민주당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야권 결집에 총력적으로 나선다면 다소 유리한 상황에서 재ㆍ보선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민주당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재ㆍ보선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 영향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이다. 그 중에서도 야권의 활로 모색이 어떻게 진행 될지가 핵심이다.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잇단 서거는 민주개혁 세력 두 축의 상실을 의미하고 야권은 이제 본격적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이제 우리는 고아가 됐다"고 말한 것에는 이런 의미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이철희 수석애널리스트는 19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민주개혁진영에겐 말 그대로 공백이므로 '포스트 DJ 시대'를 맞아 차기 지도자 자리를 놓고 경쟁이 표면화할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야권 통합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 내부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분화를 촉진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하나로 뭉치라'는 DJ의 뜻대로 흩어진 야권의 통합력이 강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민주당으로선 진짜 고민의 시기가 온 셈이다.

아울러 정치권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종식된 '3김 시대'의 긍정적 유산을 어떻게 잇고, 부정적 측면을 어떻게 개선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제 여야 모두가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할 수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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