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안 믿는 정부 통계수치고삐풀린 물가 통계청 발표와 격차… 부동산 시장도 꿈틀 주민들 괴리감
"중국인의 주식인 돼지고기 가격은 신종플루 영향에도 아랑곳 없이 매달 오르기만 한다. 누가 함부로 물가가 내렸다고 말 하는가?"
중국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는 8월 현재 6개월 연속 하락세이지만 매일 시민들이 느끼는 생활물가는 꺾이지 않는 8월의 열기 마냥 오름세를 타고 있다. 통계수치와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새벽 6시부터 열리는 아침시장을 둘러보면 실제로 매일 오르는 물가에 대한 불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홍타이(宏泰) 종합시장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인촌 왕징(望京)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19일 오전 10시께, 축구장 10배의 크기에 생필품부터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없는 게 없는 이 종합시장은 아침시간 막판 열기로 후끈했다.
이날 이 시장에서 직접 물어보며 확인한 결과, 돼지고기 가격은 분명히 오르고 있었다. 20여 개의 매장이 모여있는 돼지고기 판매 부스에서 한 가게를 운영하는 여주인 왕(王)모씨는 "현재 돼지고기 1진(斤ㆍ500g)가격이 10.5위안으로 한달 전 8~9위안 보다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손님들의 불평이 많고 1인당 구매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손님수는 그냥 그렇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돼지고기 가격은 최근 중국농업부가 발표한 시장동향 통계와는 큰 차이가 난다.
정부는 7월말 돼지고기 가격이 1진 당 7.47위안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시장가는 3위안이나 더 비쌌다. 왕씨는"중국 서민물가 중에서 가장 민감한 게 돼지고기 가격"이라면서 "정부가 고유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가격을 발표하기 때문에 실제와 큰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옆 가게의 주인은 "옥수수 등 돼지사료값이 계속 오르는데 돼지고기 가격이 어떻게 내리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중국정부 통계발표의 신뢰성에 큰 분노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돼지고기 뿐만 아니라 입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었다. 입쌀 평균 도매가격은 1진 당 2위안으로 한 달전 1.7위안에 비해 0.3위안 올라 한 포대 가격은 한 달만에 10여위안 뛰었다. 양파와 마늘의 경우는 각각 한달 전 kg당 2.6위안에서 3위안, 3위안에서 2배 뛴 6위안 등으로 대폭 올랐다.
음식점 등에서 양파와 마늘을 선뜻 내놓지 않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올해 초에 비해 먹거리와 생필품 등 서민물가가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게 시장사람들의 얘기였다. 이런데도 중국 통계국은 체감물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물가는 내리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 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다.
부동산 시장도 꿈틀대며 물가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국가 통계국이 발표한 7월 전국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중국 전역 70개 중대형 도시들의 주택판매가격은 지난해 동기대비 1.9%, 전달 대비 0.9% 각각 올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