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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명 칼럼] 행복해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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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명 칼럼] 행복해지려면

입력
2009.08.1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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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방법을 모른다.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은 마음의 평화에 있다. 하지만 말은 쉬어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괴롭고 고통스럽다. 커다란 불행을 겪은 사람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나날의 생활에서 마음의 평정이나 안식을 유지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도 한 가지를 생각하면 계속 생각하고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편이어서 고치려고 많이 노력하였다. 이런 저런 심리학이나 종교 서적들도 좀 읽어보았다. 처음에는 대개 뻔한 말이거나 구체적인 개선책이 없는 추상적인 말들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자꾸 읽고 생각하다 보니 최근에 와서는 마음 다스리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마음의 평화가 지름길

마음의 고통은 바라는 것이 많기 때문에 생긴다. 바라는 것이 적으면 고통도 두려움도 번뇌도 분노도 생길 일이 적어진다. 그래서 바라는 것을 줄이면 고통도 적어진다. 욕심을 버리라는 말은 만고의 진리다.

또 대개의 일들을 "별 거 아니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죽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그 고통은 줄어든다. 사기를 당하여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으면, 그까짓 돈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생활이 쪼들리게 되었다면 열심히 일할 계기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은 좀 극단적인 경우라 이런 '도사'같은 마음가짐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분노하거나 조바심 내는 일들은 대부분이 이보다는 훨씬 사소한 일들이다. 그렇다. 정말 사소한 일들인 것이다. 몇 달이나 몇 년이 지나면 까맣게 잊을 일들이다. 아니, 단 10분만 지나면 잊을 일을 가지고 열을 낸 적은 없는가. "이까짓 것 한 달 뒤면 생각도 안 날 거야"라고 생각하면 훨씬 마음이 편해진다.

걱정이 솟아오르거나 잡념이 생기면 "생각 그만!"이라는 주문을 왼다. 내가 실제로 그렇게 해 보니 정말 생각이 중단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근거가 없거나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나'를 죽이는 것이다. 나를 죽이면 세상사를 훨씬 더 부드럽게 볼 수 있다. 싸움도 경쟁도 하찮아 보이고 명예도 권력도 별 거 아니게 된다. 무엇보다 '나' 안에서 솟아나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사라진다. 내가 세상의 모든 존재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은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의 교감을 충만케 하고 생명 공동체를 살찌운다. 단체 운동이 특출한 한 사람의 '나'가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교감과 협동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인간사의 온갖 불행과 고통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종교적 가르침이나 명상법 같은 것이 나온다. 이 또한 생각은 있어도 선뜻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를 죽이는 노력을

나도 그 중 하나다. 그래도 한 가지만은 명심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나를 되도록 죽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생각하며 인간사가 사실 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조그만 일에 신경 쓰고 안달하거나 분노하는 작은 마음을 극복하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지름길이다. 큰 인물들은 더 큰 길을 갈지 모르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나마도 이루기 쉽지 않다. 이러한 내 마음의 평화는 결국 다른 사람에 대한 관용과 사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세상 전체를 밝힐 수 있다. 마음의 평화는 역시 행복의 지름길이다.

김영명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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