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던 네팔 소년이 아버지가 산업연수생으로 일했던 한국 기업과 교회의 도움으로 시력을 되찾았다.
네팔 중학생 라메쉬(15)군은 최근 충남대병원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시력을 회복하고 있다. 9년 전 철사에 오른쪽 눈을 찔리는 사고를 당한 그는 네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다.
라메쉬군이 한국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 ㈜삼영기계 한금태(67) 대표와 '사랑과 비전교회' 성도들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관차 및 선박엔진 부품업체인 삼영기계는 라메쉬군의 아버지가 2007년 산업연수생으로 근무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곳이다. 당시 회사측은 네팔의 가족을 초청해 정성껏 장례를 치러주고, 법 규정 이상의 보상을 해줘 유족과 네팔대사관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져 많은 네팔 근로자들이 삼영기계를 찾아오기 시작해 현재 7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0여명이 네팔인이다.
최근 이 회사에 네팔에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네팔에서는 치료를 못하지만 의료기술이 뛰어난 한국에서는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력을 회복해 의사의 꿈을 이루고 싶은 라메쉬군이 쓴 편지였다
편지를 받은 삼영기계 김정호(68) 부사장은 곧 네팔의 진료기록을 보내 보라고 했고 이를 병원측에 전해 치료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어 한금태 대표가 1,000여만원으로 예상되는 치료비를 도와주기로 하고 네팔대사관을 통해 초청장을 보냈다. 한 대표가 다니는 사랑과 비전교회 성도들도 십시일반 치료비를 보태기로 했다.
라메쉬군은 마침내 14일 충남대병원에서 3시간 가까이 인공수정체 교환수술을 받고 17일 망막이 떨어지지 않도록 추가 수술을 받은 뒤 0.1 정도로 시력이 회복됐다.
라메쉬군과 함께 온 삼촌 파슈타쉬(35)씨는 "삼영기계와 사랑과 비전교회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정말 대한민국에 하나님이 계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라메쉬군은 "되찾은 시력으로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이런 기쁨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라메쉬군은 2주간 시력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고 네팔로 돌아갈 예정이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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