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거목이 스러졌다.
대한민국 15대 대통령을 지내고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끝내 서거했다. 향년 85세. 폐렴 증세로 지난달 13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지 37일 만이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후 1시43분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심장이 멈췄다"며 "고령인데다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 심폐소생술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24년 전남 신안 하의도에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50여년 정치인생 동안 민주화 투쟁을 이끌고 남북관계 발전에 공헌한 시대의 거인이었다. 그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간의 정권교체를 이루고,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런 공로들을 인정받아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서거로 1960년대 이후 한국 정치를 주도해온 3김씨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대통령까지 세상을 떠남으로써 올해 민주개혁세력의 두 축이 모두 무너져 내렸다.
김 전 대통령은 많은 업적을 남겼으나 국민통합, 지역화합이란 필생의 과업을 이루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떠났다. 그 역시 지역주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그의 타계 소식에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는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이들은 '현대정치사의 큰 별' '시대의 위대한 스승' '행동하는 양심' 등의 수사로 그의 업적을 기렸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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