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서거 관련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 등에 귀 기울이며 애도를 표했다. 특히 시민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한 해 두 전직 대통령을 잃은 데 대해 안타까워 했다.
길거리 전광판을 통해 서거 소식을 접했다는 주부 이예균(58)씨는 "올해는 민주화 정부의 두 별이 한꺼번에 사라진 잔인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며 "김 전 대통령 상태가 점차 호전되는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슬픈 소식을 듣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목포가 고향인 정광현(48)씨는 "(고인을) 어릴 적부터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부디 편히 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81년 내란음모죄로 청주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담당 교도관이었던 강복기(67)씨는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일 때도 언제나 웃으며 꿋꿋이 이겨내셨던 분인데…"라며 "안타깝다"는 말을 되뇌었다.
2000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고인의 노벨평화상 수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던 그는 "빈소에 다녀온 뒤 고인의 옥중 생활을 회고하는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시민단체들도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고인은 민주화 운동의 산 증인이자 남북관계 진전의 상징이셨던 분"이라고 평가한 뒤 "지금 사회 분위기가 예전 긴장 관계로 퇴행하고 있는데 고인의 유지를 잘 이어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도 "요새 사회적으로 원로들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인데 꼭 계셔야 할 분이 떠나서 사회 전반에 주는 안타까움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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