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토목건축 기술을 보유한 국가에서 부실이 있다면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김형수(사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의 부실공사 추방의지는 단호하다. 중동과 동남아에서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을 지을 만큼 기술력을 가진 국가에서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사고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을 모아놓고 부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영등포에서만큼은 모든 공사에 부실이 없어야 한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뒤이어 '관급공사품질관리 OK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지자체 발주 공사를 계획단계서부터 설계, 시공, 준공, 사후관리까지 매 공정마다 전문가 그룹인 구민감사관이 투입돼 부실공사와 부적합사항을 시정하게 된다. 시공사가 구청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점을 부과해 다음 입찰에 불이익을 줌으로써 결국 관급공사의 부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도 OK시스템을 높이 평가해 행정자치부 주관 혁신브랜드사업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특허까지 획득했다. 2010년 월드컵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시스템 도입을 논의하는 등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했다.
영등포구는 또 자전거를 이용한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에도 일찌감치 눈을 떴다.
자전거 행정의 중요성을 깨달은 김 구청장은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구청광장에 120대 규모의 첨단 기계식 자전거 주차타워를 설치해 주민들이 무료로 이용케 했다.
최근엔 자동차를 대체할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지난해까지 26.2㎞에 이르는 자전거도로를 설치했고 올해는 서울시와 연계해 여의도권역 자전거 친화타운을 조성했다. 2010년에는 대림권역, 2013년에는 당산권역에 자전거 도로망을 차례로 구축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영등포에는 산이 없어 자전거를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면서 "구를 감싸고 있는 한강과 안양천, 도림천에 그물망 같은 자전거도로를 구축하면 영등포 전역이 친환경 녹색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의 양대 핵심 권역인 여의도와 영등포역 일대 전경을 확 바꾸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수년 내 55층 규모의 국제금융센터를 건설, 여의도를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로 끌어올릴 계획이고 지역을 남북으로 단절시키고 있는 영등포역 철도부지 상공에는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뉴타운 사업을 통해 낙후지역인 신길동 일대를 탈바꿈시켜 지역균형발전의 퍼즐을 맞추겠다는 구상도 변함이 없다.
김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에는 교육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고교선택제 시행을 앞두고 우수학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학교에 진학전문담당관을 집중배치하고, 국제고와 외국인학교 유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영등포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렸다는 각오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약력
▦1947년 경남 함양 출생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졸업
▦영등포구의회 의장
▦전국 시군구의회 의장협의회 회장
▦2004년 영등포구청장 당선
▦2006년 영등포구청장 재선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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