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무현 진영의 일부 인사들이 17일 신당 창당을 공식 제안했다. 기존 정당과 차별화를 위해 표현만 달리 했을 뿐 사실상의 창당 선언이다.
이날 창당 제안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김충환 전 혁신관리비서관,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 참평포럼 문태룡 집행위원 등의 주도로 이뤄졌다.
이들은 각계 시민 1,641명이 참여한 1차 창당 제안자 명의로 홈페이지(www.handypia.org)를 열고 '시민주권 시대를 여는 새로운 중심, 국민참여 정당을 제안합니다'라는 창당 제안문을 띄웠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광우병 파동,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분출된 국민들의 직접 민주주의 열기를 거론한 뒤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들도 그 제도와 문화, 노선, 그리고 지도자들의 행태 모든 면에서 도무지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며 여야 모두를 비판하면서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당의 노선으로 지역패권주의를 초월한 전국정당,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소통하는 국민참여형 정당을 제시했다.
이들은 창당 시기와 관련 "내년 지방선거에 참여해 당의 기반을 다지고, 길게 가는 튼튼한 정당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연내에 창당해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모든 시ㆍ도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서 한나라당에 맞서 선거연합을 주도할 것"이라며 "민주세력의 연합을 앞장서 주도하고 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진보정당들과도 과감하고 유연하게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창당 제안에 친노진영의 간판 또는 핵심그룹은 대부분 빠져 신당이 친노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결사체로서 야권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현재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는 신당 창당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친노 성향의 신당이 독자적 대안 정당을 자처함에 따라 '친노 끌어안기'를 통해 민주개혁세력 진영의 명실상부한 맏형이 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엔 어느 정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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