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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PGA 메이저 우승/ 파이프로 스윙 연습… 볼보이하며 '독학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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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PGA 메이저 우승/ 파이프로 스윙 연습… 볼보이하며 '독학 골프'

입력
2009.08.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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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연습장에서 볼을 줍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로 일할 때도, 그는 자신이 40억 아시아인 중 최초로 미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골프는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아버지 몰래 비닐하우스용 파이프를 손에 들고 쉴 새 없이 스윙 연습을 했던 그였다. 19세 때인 1991년 보충역으로 제대한 뒤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프로들의 호쾌한 샷을 어깨 너머로 보던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 이후 골프는 그의 인생을 바꿨고, 한국 스포츠 역사마저도 바꿔버렸다.

양용은은 24세 때인 96년 늦깎이로 프로 테스트에 합격했다. 집안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골프를 시작한 엘리트 선수들이 즐비했던 시절이었다. 이듬해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총상금은 고작 1,200만원이었다. 가족들을 먹여 살릴 자신이 없어 전직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용은은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았다. 2002년 SBS 최강전에서 우승한 뒤 2004년 일본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그리고 2006년 11월 유럽투어 HSBC챔피언십. 양용은은 당시 7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운명을 바꿔놓은 승리였다.

자신감을 얻은 양용은은 2007년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2년 연속 지옥 같은 퀄리파잉스쿨을 거쳐야 했다. 2007년 9개 대회 출전에 최고 성적은 공동30위. 총상금은 5만3,000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건부 시드로 출전한 올해 3월 혼다클래식에서 덜컥 우승을 거둬 2011년까지 풀시드를 확보했다. 이후 뷰익오픈 5위, 캐나다 오픈 8위 등 꾸준한 상승세를 타며 메이저대회 도전을 향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양용은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향후 5년간 PGA 풀시드 확보는 물론, 4대 메이저 대회에 5년간 초청된다. 상금 규모가 엄청난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WGC)에도 자동출전권이 주어진다. 오는 11월 그랜드슬램오브골프에도 앙헬 카브레라(마스터스), 루카스 글로버(US오픈), 스튜어트 싱크(브리티시오픈)와 함께 PGA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다.

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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