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_ I)의 19일 발사를 위한 준비가 사실상 끝났다. 현재는 최종 리허설과 연료 주입만 남은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나로호는 과학기술위성2호(STSAT_2) 탑재까지 모든 조립을 끝낸 뒤 오늘 발사대로 이동시켜 고정했다"고 밝혔다. 발사체와 위성의 전원이 될 배터리는 발사대로 이송하기 전 이미 충전을 끝냈다. 교과부는 18일 최종 리허설을 하고, 19일 정오 무렵 연료인 등유와 액체 산소를 주입한다. 발사 18분 전 발사 여부가 확정되면 발사 준비 책임자인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본부장이 발사 버튼을 누른다. 모든 기기가 정상이고, 기상 상태와 주변 환경도 발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15분 전부터 자동 발사 기능이 작동되면서 최종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발사지 20㎞ 반경 안에 낙뢰가 떨어지거나 발사지 지상에서 평균 풍속 15m/s, 순간 최대 풍속 21m/s, 고도 30㎞ 이하에서 100m/s 이상의 강풍이 불면 발사는 연기된다. 기상청은 발사 당일 구름이 30~80% 끼나 낙뢰를 동반한 뇌운은 아니고, 바람은 5m/s로 발사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발사 판단 여부 등 총괄 지휘는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의 발사지휘센터가 맡는다.
발사대를 떠난 나로호는 위성 분리까지 자동화 시스템으로 비행한다. 동경 127.32도, 북위 34.26도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 55초 만에 음속을 돌파하고 3분52초 만에 1단과 2단이 분리된다. 고도 200㎞ 내외에서 2단 킥모터(고체 연료 엔진)가 연료를 다 태우고 난 뒤 100여초 후 필리핀 상공에서 위성을 우주 공간에 올려 놓는다. 발사 후 9분이 되는 이 시점에서 나로호 발사의 성공 여부가 가려지는 것이다.
나로호 추적은 나로우주센터와 제주추적소가 담당한다. 두 곳의 추적레이더, 원격 자료수신장비, 광학추적장비 등을 통해 획득한 실시간 정보를 지휘센터에서 분석해 궤도 이탈 등 비정상적 비행이 감지되면 강제로 비행을 종료한다.
과학기술위성2호와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첫 교신은 발사 후 약 13시간 뒤인 20일 오전 5~7시께 이뤄질 예정이다. 위성은 호주 남극 페루 북극을 거쳐 지구를 한 바퀴 돈다. 이때까지 위성은 표면에 부착된 태양전지판을 이용, 본격적 임무 수행을 위한 충전을 해야 한다. 발사 시간이 오후 4시40분으로 결정된 것은 위성이 지구 그늘에 가려 충전하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성공 확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위성 발사를 시도한 11개국 중 첫 발사에서 성공한 나라는 3개국으로 성공률은 27.2%에 불과하다. 다만 공동개발국인 러시아의 성공률이 93.5%인 점을 감안할 때 성공률은 50%를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나로호 발사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발사체의 추진 시스템. 항우연이 1957~2003년 발사체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추진 시스템 관련이 66.2%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 핵심 요소는 분리 메커니즘. 2003년 일본이 발사한 H2A는 최종 단계에서 추진 장치인 부스터가 분리되지 않아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밖에 발사체에 탑재된 컴퓨터 등 항공전자공학 기계장치(10.6%), 발사체 외피와 관계된 구조 부문(4.5%) 등이 발사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해군은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시 궤도 포착 훈련 차원에서 최신예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톤급)을 남해로 파견, 나로호 궤도를 추적할 계획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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