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초 잦은 사고 탓에 제대로 날개를 펴지도 못했던 저가항공사. 올들어 탑승률 80%를 넘어서고, 한 자릿수에 머물던 국내노선 시장점유율이 25%까지 급등하는 등 '눈부신'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항공사들이 첨단 항공기를 속속 도입하면서 안전성이 크게 높이면서 아름다운 비상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 취항한 이스타항공은 돌풍감지레이더와 공중충돌방지장치 등 최신 시스템을 장착한 '보잉 B737-NG' 시리즈로 운항 중이고, 2006년 영업을 시작한 제주항공도 같은 기종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대형항공사 자회사로 작년에 탄생한 진에어(대한항공)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은 모(母)기업의 오랜 경험을 공유하면서 최고 안정성을 담보하고 있다.
파격적인 운임도 손님 끌기에 한 몫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통상 5만~6만원대인 김포~제주, 군산~제주 노선에 대해 먼저 예약하는 고객(전체의 10%)에게 1만9,900원에 제공한다. 김영민 이스타항공 상무는 "서비스가 나쁘지 않는 데다 가격은 대형항공사보다 20~30%, 경쟁 항공사에 비해서도 5%가량 싼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저가항공사로는 유일하게 국제선을 띄우는 제주항공은 운임체계를 통일시키는 한편, 일찍 예매할수록 값싸게 항공권을 구매하는 '얼리 버드'(Early Bird) 시스템을 도입중이다. 국내선도 최대 40% 할인해주고 있다. 국제선은 일본 오사카와 기타큐슈 여행시 항공ㆍ호텔ㆍ페리승선권이 결합된 4박5일짜리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39만9,000원)에 내놓고 있다.
진에어는 직계가족 3인 이상이 함께 타면 기본 운임에서 10%를 깎아주고, 이달말까지 최대 45%를 할인해 준다. 에어부산은 현재 4,500여개 기업을 참여시켜 주중 15%, 주말 10%, 이용실적에 따라 더 깎아줘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기내 이벤트도 흥미거리다. 에어부산은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초콜릿과 사탕, 식목일에는 꽃씨를 고객들에게 나눠주고 있고, 진에어는 소니 게임기를 1,000~2,000원에 대여해 준 뒤, 수익금을 국제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를 '스카이', '스페이스' 등 '테마 비행기'로 꾸몄다. 제주항공은 백설공주와 슈퍼맨 등 캐릭터 복장으로 승객들과 사진 촬영을 하는 한편, 가족들에게 풍선 및 마술쇼를 보여주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적극 선전하고 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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