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다가 북측에 나포된 '800 연안호' 선원 4명은 언제쯤 석방될 수 있을까. 17일 귀환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언급에서 일단은 긍정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 회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통일부 당국자간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연안호 문제를 직접 언급했고, 현 회장도 사견이지만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만큼, 북측이 이 문제를 오래 끌고 가진 않을 것이란 기대가 가능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당국간 대화로 해결하자는 북측의 말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도적 관점에서 무조건 조기 송환해주길 바라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앞으로 남북 당국간 접촉 과정에서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측이 최근 남측과 미국 등 국제사회와 대화를 재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 문제를 갖고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월경한 어선의 송환 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여기자들과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 석방과정에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현 회장의 방북이 석방 명분이 된 만큼, 연안호 문제도 향후 남북 접촉과정에서 북측이 일정부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대화를 이끌기 위한 연결 고리로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남북 접촉 과정에서 남측이 연안호 송환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명분을 북측에 어떻게 제공하느냐 여부가 조기 송환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물론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으로 되돌아간다면 연안호 송환문제가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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