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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신종플루" 환자 북새통 "처방 지침 안내려와" 보건소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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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신종플루" 환자 북새통 "처방 지침 안내려와" 보건소 혼선

입력
2009.08.1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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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자 신종플루 감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각 지역 보건소와 동네 병ㆍ의원에는 신종플루를 의심하는 환자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국제 행사들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하지만 신종플루를 추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서울 일선 보건소에는 신종플루 감염여부를 확인하려는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양승희 동대문보건소 보건위생과 방역팀장은 "신종플루 검사를 받으러 보통 하루에 10명 정도가 왔는데, 오늘은 오전에만 30명이 넘게 왔다"며 "평소 의사 1명과 보조요원 1명으로 운영되던 의료진을 5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구로보건소 관계자도 "신종플루 관련 문의 전화가 많아 다른 업무는 마비될 지경"이라고 전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 신종플루 감염에 취약한 임산부나 노인,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외출을 꺼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 임신 7개월째인 주부 정모(35ㆍ경기 과천시)씨는 "이젠 영화관 가기도 겁이 난다"며 "아기를 낳을 때까지는 가급적 외출도 삼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생후 50일 된 아이를 둔 주부 이혜란(36ㆍ경기 하남시)씨는 "남편이 예전에는 퇴근 후 곧장 아이를 안았는데, 어제부터는 퇴근 후 반드시 샤워를 하고 아이와 접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보건소 관계자는 "고열, 호흡기 이상 증세가 있어야 검사를 하는데, 노인들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불안감 때문에 검사를 한 번 받아보자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개학을 1주일 정도 앞둔 각급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학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이 적지 않다 보니 집단 감염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

서울 강남지역의 한 학부모는 "강남 아이들은 방학 동안 외국에도 많이 갔다 왔을 텐데 걱정이다"며 "그 동안 학교에서 집단으로 감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학교 보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서울시교육청은 '신종플루 위험 국가에 다녀온 학생이나 교직원은 입국 후 자택에서 7일(잠복기)간 머무르다 이상이 없을 때만 학교에 올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지역교육청에 내려 보냈다.

국내에서 열리고 있거나 열릴 예정인 국제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15일 대전 모 대학에서 열린 국제여름캠프는 외국인학생 5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캠프가 중단됐고, 다음달 충북 충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2009 충주세계무술축제'도 무산됐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보건 당국이 신종플루 추정환자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지침을 하달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경기도 한 보건소 관계자는 "그 동안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신종플루 검사를 하지 않았는데,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나온 이상 대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침을 하달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감 증상이 있는데 해외경험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발열 등이 어느 수준일 때 검사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지침이 없어 우리로서도 곤혹스럽다"고 했다.

동네 병ㆍ의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8일부터 동네 병ㆍ의원에서도 신종플루 감염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일선 동네 병ㆍ의원 관계자들은 이날까지도 "보건 당국이나 의사회에서 뚜렷하게 들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강서구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정모씨는 "동네 병ㆍ의원은 특별한 검사방법이 없어 일단 의심이 들면 보건소나 대학병원에 보내고 있지만 어떤 환자들을 보건소로 보내야 할지 솔직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해외여행 여부가 그 동안 신종플루 판단의 큰 기준이었는데 이제는 이 기준마저 없어져 상황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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