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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기아차, 파업에 주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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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기아차, 파업에 주춤하나

입력
2009.08.1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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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가 17일 주야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14일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시행 등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파업은 올해 들어서 10번째(전면파업 1번, 부분파업 9번)로 기아차는 19년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ㆍ기아차가 세계 3위권에 진입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잦은 파업으로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현대ㆍ기아차의 실적은 화려하다. 현대차 중국법인은 7월까지 중국 현지에서 30만 816대를 팔아 벌써 지난해 중국 연간 판매량 29만 4,506대를 넘어섰다. 기아차도 7월까지 11만2,000대를 팔아 전년동기대비 31.4%나 판매량이 급증했다.

본 고장 미국시장에서도 현대차는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전체 3.0%에서 올해 상반기 4.3%로 끌어올렸다. 기아차도 2.1%에서 3.1%로 수직 상승했다. 품질 개선과 1년 이내 실직시 차를 되사주는'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 공격적 마케팅 덕분이었다.

일각에서는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순위 4위에 올랐으며 도요타와 닛산에 이어 곧 '글로벌 빅 3'에 꼽힐 날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는 11일 하계 휴가를 마치자 마자 주ㆍ야간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5월부터 진행해 온 교섭이 교착상태에 접어들자 서영종 기아차 사장 등 사측 임금교섭위원 20명은 13일 사직서까지 제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우리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근무형태. 기아차는 그 동안 주야간 '10+10시간' 근무형태였으나 '8시간+9시간'으로 바꾸면서 임금 보전 문제에서 노사가 부딪혔다.

회사 측은 현재 기본급 동결, 생계비 부족분 200%와 격려금 250만 원 지급을 협상 안으로 내밀었으나 노조는 기본급 5.5% 인상,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 4,445억 원이 오히려 노사 간 충돌의 빌미가 된 셈. 회사 측은 노조가 이달 말까지 파업을 계속할 경우 6만 여대의 생산 차질에 매출 손실이 사상 최대인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주문이 8,000대 가량 밀린 쏘렌토R은 판매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77일간의 파업으로 만신창이가 된 쌍용차 사태와 마찬가지로 기아차 파업 역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른다"면서"오히려 힘을 모아 앞으로 전진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리는 행위"라고 평가한다.

특히 상반기 호실적 요인 중 하나인 환율효과가 하반기에는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ㆍ기아차 내부에서도 9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둔 현대차 노조로 불똥이 튈 경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는 "지금처럼 불안한 노사관계로는 세계 자동차 업계가 재편되고 본격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2~3년 후에는 현대ㆍ기아차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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