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신군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현직에 계실 때 전직(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20층 VIP대기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아이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며 이희호 여사의 손을 잡았다. 전 전 대통령은 "자꾸 상태가 나빠지시는 것 같아 휴가 중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차차 나아지고 계시다"며 감사를 표했다. 전 전 대통령은 "틀림없이 완쾌해 즐거운 마음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쾌유를 빌었다.
전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재임 중 10번 가까이 청와대로 초청해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게 해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전에도 "(IMF를 극복한) 지도력에 놀랐다"며 김 전 대통령을 극찬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외국 방문 후 꼭 전직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성대히 준비해주고 선물도 섭섭지 않게 해 주셨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전직들 의견을 잘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은 그런 것을 안 했는데…"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이홍구 전 총리,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다카하시 레이치로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도 이날 병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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