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와 골프가 웃었다면 가라데와 야구는 울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3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16년 하계올림픽 정식 후보 종목으로 골프와 럭비(7인제)를 추천했다. 골프와 럭비는 10월2일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올림픽 종목이 된다.
태권도는 유사 종목인 가라데가 탈락함에 따라 입지가 탄탄해졌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14일 "태권도는 축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다"면서 "가장 국제화되고 대중화된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퇴출된다는 일부 세력의 주장이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세계연맹 선거에 나선 태국의 낫 인드라파나 IOC 위원은 그동안 "태권도가 2016올림픽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럭비는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9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재등장한다. IOC는 집행위를 통과한 안건을 총회에서 부결한 적이 없어 골프와 럭비는 사실상 올림픽 종목이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는 '골프 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히고 '골프 여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IOC 집행위원을 상대로 직접 "올림픽 종목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한 게 주효했다.
그러나 야구는 세계 최고 무대인 메이저리그 선수 출전을 보장하지 않은 탓에 후보 종목이 되는데 실패했다. IOC는 국제야구연맹에 메이저리그 선수 출전을 요구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끝내 묵묵부답이었다.
한 IOC 관계자는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야구장 건설에 난색을 표명할 정도로 야구를 즐기는 나라가 적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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