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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김정일 면담/ 현정은 회장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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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김정일 면담/ 현정은 회장의 '뚝심'

입력
2009.08.1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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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 중단은 연주회 도중 바이올린 줄이 끊어진 상황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줄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파가니니처럼 역사에 남을 훌륭한 연주를 합시다. 우리도 포기하지 맙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달 금강산관광 중단 1주년 직전 열린 그룹 체육대회에 참석했을 때 한 말이다. 한달 뒤인 이달 10일 맏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단출하게 방북 길에 오른 그는 평양 체류 일정을 다섯 차례나 연장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6일 "현 회장이 평양 체류를 계속 연장하는 건 그만큼 김 위원장과 면담을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시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 고 정몽헌 회장으로 이어지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적통을 이어받아 지켜왔다. 2007년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선 백두산 직항로, 개성관광 사업권과 내금강 비로봉 관광도 따왔다.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북한의 '방해'로 막다른 골목에 몰릴 때마다 현 회장은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왔다. 2005년 북한은 일방적으로 금강산관광객 수를 절반으로 제한하고, 현대그룹과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통보해왔다. 현 회장이 당시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을 퇴출시킨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현 회장은 11월 개성에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금강산관광 재개에 합의하고 돌아왔다. 이듬해엔 북한이 또 개성관광 사업자를 바꿔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했지만, 현 회장은 '합의 준수'를 고수하며 버텼다.

이번에도 북한에 억류돼있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의 석방으로 소기의 방북성과는 거뒀지만, 현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현대그룹의 명운이 걸린 대북사업 재개의 열쇠를 쥔 김 위원장을 결국 만나는 집념을 발휘했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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