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야당인 공화당 당원의 별장에서 보내기로 하고 11세 흑인 학생 기자와의 인터뷰를 갖는 등 초당적 화합과 대중 소통을 위한 메시지 보내기에 부심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의료보험 개혁 논란의 와중에서 이어가는 '오바마식' 정치행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 달 말 예정된 여름 휴가를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고급휴양지 마사스 빈야드에 있는 유력 공화당원의 별장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는 의료보험 개혁을 둘러싼 민주, 공화당의 갈등을 극복하고 그가 취임 초부터 주창해온 초당적 정치를 끌어내려는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된다.
이 별장의 소유주는 지난해 대선 당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지지했던 공화당원 윌리엄 반 디벤더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교수인 샌 윌렌츠는 WP에 "대통령의 휴가지는 국민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워싱턴의 군인 가정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주 파호키에서 온 흑인 학생 기자 데이먼 위버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 장면은 13일 밤 유튜브에 올려지자마자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범죄율이 높기로 유명한 파호키에서 싱글맘과 살고 있는 데이먼은 지난 해 대선 기간 동안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을 인터뷰해 유튜브의 스타로 떠올랐었다. 이후 데이먼은 오바마를 인터뷰하기 위해 대통령 취임식에까지 왔지만 보안요원의 제지로 실패했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데이먼은 오바마의 농구실력, 범죄 예방책, 학비 지원, 학교 급식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특히 학교 급식에 대해 오바마가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급식은 맛이 별로였다"라고 말하자 데이먼은 "점심 때마다 프렌치프라이와 망고를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응수했다.
대중과 소통하려는 이 같은 오바마의 행보에 대해선 취임 초부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 소재 미 외교협회의 찰스 커프챈은 "그것은 과시가 아닌 진지한 노력"이라고 말했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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