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두 여기자를 구해냈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오바마 구하기'에도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돕기 위한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왕성한 행보를 이어가자 16일 보스턴글로브지는'빅독(Big Dogㆍ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요 인물)이 돌아왔다'는 표현까지 썼다.
16일 미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14일 피츠버그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 활동가 모임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의료보험 개혁, 기후변화 법안 등 개혁 법안들의 통과를 위해 힘써 호소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오바마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이다. 그는 "개혁은 기대만큼 빨리 완성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클린턴은 재임 당시 의료보험개혁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 클린턴은 활동영역을 의욕적으로 넓혀 왔다. 제약회사 대표들의 모임에 참석해 개발도상국에 제공할 에이즈 및 결핵 약값을 낮추도록 호소했고, 청정에너지 정책 지지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보스턴글로브가 클린턴 정부시절 관료의 말을 빌려 "그의 중량감과 경험을 썩히기는 아깝다"고 보도한 이유다.
그러나 아내가 국무장관이라는 점은 장점이기도 하고 걸림돌이기도 하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클린턴이 과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처럼 국제문제에 나선다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역할이 잠식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클린턴은 피츠버그 연설에서 "전직 대통령의 말은 아무도 안 들어 주지만 부인이 국무장관이면 신경은 써준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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