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석방외교'가 또 성공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이끌어 낸데 이어, 이번엔 민주당 짐 웹(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이 미얀마 군사정부로부터 징역형을 받은 미국인 남성 존 예토(53)를 구해냈다.
미 의회 의원으로는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타슈웨 미얀먀 군정 의장과 회담한 웹 의원은 16일 태국으로 떠나는 미군 비행기에 예토와 동승, 미얀마를 떠났다. 그는 출국에 앞서 "예토의 석방 약속을 지켜준 미얀마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일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택에 잠입,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을 18개월 연장시킨 장본인인 예토는 7년 노동구금형을 받았으나 웹 의원의 석방외교로 추방 형식으로 풀려났다.
이와 관련, AP, AFP 등 주요 외신들은 웹 의원이 미얀마 정부의 영빈관에서 수치 여사와도 40여분간 면담을 가졌다고 15일 보도했다. 미얀마 정부가 이례적으로 예토를 석방하고 웹 의원에게 수치 여사와의 만남을 허용한 것은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 연장 조치 이후 쏟아지는 국제적 비난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상원의원이 이겼다"며 웹 의원을 추켜세우는 등 두 여기자와 예토의 석방을 잇따라 성공시킨 외교에 대해 미 언론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신문들은"클린턴과 웹이 독재정권에 신뢰를 줬다"며 독재정부의 의도에 이용당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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