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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청소년문학상 7월 장원/ '철제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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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청소년문학상 7월 장원/ '철제 바이올린'

입력
2009.08.1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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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7월 시 장원에 김강전(대구 시지중)군의 ‘철제 바이올린’이 뽑혔다. 이야기글 부문에서는 김지우(의정부고)군의 ‘절친한 친구’와 김승태(경북고)군의 ‘존재의 이유’, 비평ㆍ감상글에서는 오환희(진명여고)양의 ‘기 드 모파상_여자의 일생’, 생활글에서는 윤주현(비재학생)군의 '아버지의 등'이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철제 바이올린

김강전(필명ㆍ후르츠 칵테일)

1.

바이올린은 자신의 배때기를

갈랐다 잠갔다 했다

배꼽을 가로지르는 지퍼의 길(路)이

열렸다 닫힐 때마다

툭, 툭, 툭, 툭, 튀는 불꽃의

신선함에 놀라

축축하게 스며있던 음들이 꽃가루처럼 피어올랐다

2.

음들은 퇴역군인이었다

음들은

바이올린 같은 냄비 속에

한 방울 라면국물로 남아서 말라붙는다

라면국물을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언제쯤 쌀을 노래하게 될까

3.

나무가 금속으로 퇴화하는 과정에서

바이올린의 무수한 결들은

쩍쩍 갈라지며 크레바스가 되었다

나이테는 점차 해체되더니

공룡 모양의 구름으로 변했다

구름은 오래도록

지상에 누워있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묘를 쳐다보았다.

ㆍ심사평

‘철제 바이올린’은 거칠고 투박한 호흡이 다소 걸리지만 상상력이 분방하고 자유롭습니다.

무엇보다 대상을 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가 넘칩니다. 마지막 연에 해당하는

‘구름은 오래도록 지상에 누워있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묘를 쳐다보았다’ 같은 표현은

탐미적이면서 기성의 시작법에 기대지 않는 독특한 묘미를 줍니다.

김경주ㆍ시인

* 한국일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은 '2009 문장청소년문학상 연중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문학관 글틴(http://teen.munjang.or.kr) ‘쓰면서 뒹글’ 게시판에 시, 이야기글, 비평ㆍ감상글, 생활글을 올리면 됩니다. 문학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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