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픽 슈타디온에서 개막하는 제12회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한국에서는 10개 종목에 걸쳐 남자 14명, 여자 5명 등 19명이 출전한다. 역대로 출전 선수도 최다인 데다 유망주들이 대거 참가하는 만큼 최고 성적이 기대된다.
이 대회 전까지 한국의 최고 성적은 2007년 오사카대회 때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24ㆍ광주시청)의 9위와 남자 마라톤 단체전(비공식 종목) 은메달. 김덕현은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올랐다.
역대 최고 성적이 기대된다고는 하지만 메달은 여전히 언감생심이다. 이번 대회에서 마라톤을 제외하고 남자 세단뛰기, 남자 경보, 여자 멀리뛰기 3개 종목에서 톱 10에 드는 게 한국의 현실적 목표다. 차기 대회(2011년 대구) 개최국의 목표 치고는 너무 소박하다.
▲ 톱 10을 넘어 톱 5
김덕현은 한국 육상의 에이스다. '육상의 꽃'인 남자 100m에서 31년째 한국기록조차 경신되지 않고 있고, 남자 마라톤도 이봉주(38ㆍ삼성전자)의 대를 이을 만한 재목이 없는 상황에서 김덕현은 한국 육상의 대들보다.
김덕현의 목표는 톱 5. 페이스도 괜찮다. 김덕현은 지난달 17m10(올시즌 세계 8위)을 뛰어 2년8개월 만에 자신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김덕현은 17일 오전 2시 예선전을 통과하면 19일 오전 1시5분 결승에 출전한다. 17m20 이상을 뛴다면 톱 5도 바라볼 만하다. 김덕현은 '부전공'인 멀리뛰기에서도 톱 10을 노린다.
▲ 걸어서 톱 10
박칠성(27)과 김현섭(24ㆍ이상 삼성전자)은 올해 서울 국제대회 20㎞ 부문에서 각각 1시간20분45초, 1시간21분33초를 기록했다. 박칠성과 김현섭은 세계랭킹 18위와 42위지만 최근 페이스가 워낙 좋아 톱 10도 기대가 과한 욕심만은 아니다. 대회 첫날인 1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만큼 선수단 전체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날아서 톱 10
여자 멀리뛰기의 정순옥(26ㆍ안동시청)의 최고기록은 6m76. 물론 한국에서는 최고다. 정순옥이 올해 세운 6m76은 올시즌 세계 8위에 해당하는 준수한 성적이다. 정순옥이 '평소대로'만 날아준다면 톱 10 진입은 무난할 듯. 정순옥은 22일 오전 1시 예선전에 참가한다.
▲ 다음 번엔 톱 10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기대주 임은지(20ㆍ부산 연제구청)는 최근 1년 새 기록은 85㎝나 늘였다. 한국기록(4m35)을 갖고 있는 '한국판 미녀새' 임은지는 이번 대회에서 결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선전은 16일 오전 2시에 열린다. 일취월장하고 있는 임은지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기록(4m64)과의 격차를 줄인다면 2011년 대회에서는 메달 진입도 바라볼 만하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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