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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회장 귀환, 오늘 또 내일? 김정일, 8·15 경축사 보고 깜짝 면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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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회장 귀환, 오늘 또 내일? 김정일, 8·15 경축사 보고 깜짝 면담 가능성도

입력
2009.08.1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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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닷새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4일 체류 일정을 또 하루 연장하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왜 현 회장은 그냥 돌아올 수 없고, 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현 회장의 애를 태우는 걸까.

현 회장이 10일 방북할 때만 해도 체류 일정은 2박3일이었다. 그러다 11일 밤 한 차례 일정을 연장하더니, 13일과 14일 두 차례 귀환 날짜를 늦췄다. 11일과 13일 연장 때만 해도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가 풀려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유씨가 석방된 후 이뤄진 세 번째 일정 연장은 쉽게 이해되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이 일정을 연장할 수밖에 없는 사정은 일차적으로 김 위원장과의 면담 때문으로 관측된다. 현 회장은 12일 밤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났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지시를 수행하며 대남관계를 책임지는 인물이다. 그와 유씨 석방,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운영 등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견해를 나눴을 것이다.

하지만 이 면담에서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금강산 및 개성 관광이 중단되면서 막대한 손실이 쌓여가는 상황이다. 답답한 현 회장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만일 김 위원장이 현 회장과 만나지 않을 생각이라면 북측이 이미 유씨 석방에 맞춰 현 회장이 서울로 귀환하도록 일정을 짰을 것"이라며 "북측의 언질 비슷한 게 있었으니 현 회장이 일정을 연장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은 원래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사전에 알려주지도 조율하지도 않는다.

'곧 만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갑자기 보안검색대가 설치되고 북측 안내로 이동하면 그곳에 김 위원장이 나타나는 식"이라고 전했다. 이번에도 깜짝 면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05년 7월 현 회장이 원산에서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도 원래 일정보다 이틀이 지연됐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은 왜 면담을 미뤄온 것일까. 우선 북한이 애초부터 면담 일정을 14일이나 15일로 잡았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예고된 상태에서 자신의 수를 먼저 드러내기 보다는 남측의 수를 보고 대응 카드를 내놓겠다는 속셈일 수 있다. 또 유씨 석방 이후 남쪽의 여론 향배도 살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남측의 관심을 고조시킨 뒤 깜짝 면담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선전 효과도 노림수 중 하나로 보인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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