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와 북의 블루스 리듬을 타고, 태평소와 신디사이저가 민요 '날 좀 보소'의 테마를 변주한다. 12일 '잼(JAM) 있는 공연'의 첫 날, 흥겨운 본무대와 신나는 앙코르 연주로 대학로예술극장은 공연 시간 내내 들썩댔다.
16일까지 펼쳐지는 이 무대는 퓨전 국악 그룹 wHOOL(훌)의 음악, 김재덕의 안무가 합쳐져 한국적 월드 뮤직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현지 응원단 '붉은 호랑이'를 음악의 신명으로 솟구쳐 오르게 했던 이 6인조 그룹은 이번에 창작품에서 정악 '수제천'까지, 퓨전 국악의 지평을 열어 보인다. (02)589-1066
젊은 국악인들은 회고의 무대나 문화상품으로서의 국악을 거부한다. 그들에게 국악은 영감의 원천으로서만 진정한 의미를 띤다. 국악의 깃발 아래 실험과 즉흥(jam) 무대가 뒤를 잇는 이유다.
국악방송이 창작 국악곡을 개발하기 위해 국립국악원 등의 후원으로 벌여온 '21세기 한국 음악 프로젝트'는 열띤 경합의 결과다. 모두 77개의 응모작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이뤄진 두 차례의 예선에서 걸러진 10작품(노래 4, 연주 6)이 국악의 정수를 길어올린다.
가야금 병창을 현대화시킨 'Wonderful'(가야슬), 거문고 산조를 현대적 단순미로 응축시킨 'Closed'(타라), 국악 아카펠라 '아부레이수나'(토리's), 전통 장단의 틀에 전자음을 이식한 'IM(I am Music)'(신국악단 소리아) 등이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호기심을 자아낸다.
또 하모니커 주자 박종성은 자신의 악기로 전통 산조 가락을 구현하는가 하면('열림'), 사회적 기업단은 그룹 이름답게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여러 갈등을 소재로 곡을 짰다('무늬'). 9월 1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 (02)300-9959
한편 '국악 싱어송라이터' 이정표(29)씨는 팔방미인의 다양한 모습으로 국악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방송 진행, 드라마 주제곡, 영화ㆍ연극ㆍ뮤지컬 음악 작곡 등 전천후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활약을 펼쳐온 재원답게 이번 무대는 국악이 가요와 일궈낼 수 있는 공유 면적의 최대치를 모색한다.
서울대 음대 수석 입학ㆍ졸업으로도 화제를 모은 그는 고전에서 현재 대중음악까지, 자신의 국악적 피아노와 목소리로 소화해 낸다. 국악FM에서 '행복한 하루'를 진행 중(낮 12시~오후 2시)인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 노래와 피아노 반주를 겸한다. 21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336-4146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가 개관 4주년 기념으로 펼치는 '갤러리 콘서트'는 합창, 재즈, 페인팅 등이 어우러진 무대에 국악의 신명을 빠트리지 않았다. '밀양 아리랑' '신고산 타령' 등 낯익은 민요가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외교사절 등 주한 외국인들을 위한 자리다. 9월 1~2일 KF문화센터(02)2151-6510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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