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당뇨병 사망자가 연간 200만명에 달하고, 당뇨병 환자의 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40% 정도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 등이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 '아시아 지역 당뇨병 현황'에 따르면 2007년 전 세계적으로 2억4,000만명이던 당뇨병 환자가 2025년 3억8,000만명으로 늘어나고, 이 가운데 60% 이상이 아시아 환자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는 아시아 여러 국가의 제2형 당뇨병 현황을 종합적으로 다룬 것으로 미국일본 중국 인도 한국 등 각국 대표 연구자 7명이 참여했다. 논문은 <미국의학회지(jama)> 최신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은 아시아의 경우 뇌졸중과 만성 신부전(만성 콩팥병)이 대표적인 반면, 서양인은 심혈관계 질환이 가장 큰 당뇨병 사망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한국도 이와 유사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35세 이전에 당뇨병으로 진단된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약 60%는 평균 50세에 망막 혈관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거나 만성 콩팥 합병증으로 투석(透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서양 환자보다 오랜 기간 당뇨병에 노출된 데 따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당뇨병의 직접적 합병증으로 볼 수는 없지만 당뇨병 환자가 전립선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에 더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당뇨병 환자는 유방암 자궁내막암 췌장암 간암 대장암이 일반인보다 30~40% 가량 더 많이 발생하며, 당뇨병이 있는 암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암 환자보다 사망 위험률이 40~80% 높다는 게 연구팀 분석이다.
이와 함께 당뇨병이 아니더라도 공복과 식후 2시간 혈당이 높을수록 암 발생 위험률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요인으로 서구화한 식생활과 트랜스 지방 섭취 증가, 흰 쌀이나 흰 밀을 먹는 비율 증가,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신체활동 감소,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시간 부족, 우울증 증가 등을 꼽았다. 또한 흡연 인구 증가와 BㆍC형 간염 등의 간염 환자가 많다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윤 교수는 "아시아인의 8~10%가 B형 간염 보균자인데 이들 환자에게는 당뇨병이 조기에 나타나고 주요 합병증인 만성 콩팥병이 생길 확률도 4배나 높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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