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街 채용시장 '물꼬'
2년여 동안 지속한 금융 위기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였던 미국 은행들이 주식시장 활황에 발맞춰 '빈 자리'복구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또 11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노동생산성도 6.4% 올라 6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자동차업계는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인기로 신차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러한 현상들을 지난 주 발표된 실업률 감소 뉴스에 이어 미 경기가 서서히 힘을 얻어가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경제위기 후 인력 채용에 매우 조심스러워 했던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최근 들어 사업영역 확대 등을 이유로 공격적인 인력 증원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올 1분기만 해도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회사들은 보너스 제한 등 정부의 여러 규제책에 막혀 소극적인 고용방침을 유지했다. 리서치 회사인 셰필드 하워스의 디렉터 데이비드 맥코맥은 "지난 3, 4월엔 누구도 금융시장이 살아나리라 전망하지 못했다"며 "불과 다섯 달 만에 세상은 극적으로 뒤집혔고 은행들이 인력을 다시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메릴린치를 인수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최근 골드만 삭스 출신의 사나즈 자이미, JP모건의 에이 J 머피 등 임원들을 대거 영입했다. 시티그룹도 투자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10여명의 간부를 새로 뽑았다. 두 거대 은행그룹은 정부로부터 각각 구제금융 450억 달러를 받아 상환해야 한다. 노무라 증권과 제프리 그룹 등 비교적 몸집이 작은 금융기업들은 공격적인 시장장악을 위해 메릴린치와 BOA 등에서 영업파트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주일간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에 따라 27만대의 신차가 팔려나가자 자동차 딜러들이 앞다퉈 자동차 업체에 생산량을 늘려달라 압력을 넣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의 지프 랭글러를 생산하는 일부 공장에선 지난주부터 시간외 근무를 시작하는 등 한동안 위축됐던 자동차 생산라인이 활기를 띄었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제조업 등 실물경기나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어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 중국, 장강 수출기지 '불티'
중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제조업의 2대 메카인 장강(長江)삼각주 경제권이 빠르게 살아나면서 중국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장강삼각주 경제권은 상하이(上海)시와 장수(江蘇)ㆍ저장(浙江)성 등을 아우르고 있다.
중국의 최대 수출기지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이 경제권에는 최근 비수기임에도 내수가 크게 늘고 있고 미국과 유럽시장으로부터 벌써 크리스마스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중국 21스지징지바오(21世紀經濟報)가 12일 보도했다.
장강삼각주 경제권은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준 수출과 급랭한 소비열기로 대다수 공장들이 반 폐업상태에 몰렸던 노동집약형 산업의 중심지다. 그런데 지금은 수출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내수주문이 넘쳐나 중소기업 공장 가동률과 취업률이 금융위기 이래 최고수준이다.
중국 의류ㆍ신발 수출의 대표 전진기지인 원저우(溫州)는 올 상반기 의류수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6.5% 성장하고, 내수는 30% 이상 늘어났다.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세계 곳곳에 바이어를 두고 있는 윈저우 경제권은 세계 경제의 풍향계라는 점에서 이 곳의 경기회복세는 향후 중국경제 거시 전망과 관련해 갖는 의미가 크다.
중국의 내수열기는 실제로 뜨겁다. 저장성 상무청의 천쯔청(陳志成)종합처장이 "올들어 대다수 제조업체들이 수출위주에서 내수위주로 마케팅전략을 바꾸면서 급증하는 주문에 앞 다퉈 고용인력을 늘리고 있지만 납품일자를 맞추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통계적으로 보면 중국의 7월 수출은 아직 햐향세지만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이 10~33% 등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일 발표했다. 물가도 하락세를 지속하며 내수증가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한진 KOTRA 베이징(北京)대표처 부장은 "지난해 바닥을 친 중국 경제는 올해 2분기 반등하고 3분기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며"최근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소비여력도 높아지고 있어 내수중심 성장기대치가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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