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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봄바람 부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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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봄바람 부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입력
2009.08.1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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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었을까, 업계 노력의 결과일까. 자고 나면 쌓이던 지방 미분양 아파트 수가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방 주택시장은 심각한 미분양 적체로 신규 공급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 하지만 경기가 조금씩 회생 조짐을 보이는 데다 건설사들이 분양가 할인과 금융혜택 제공 등 계약조건 변경에 나서면서 지방 시장(소비자)이 반응(계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6,7월부터 분위기 반전

13일 천안 청당동 '청당마을 벽산블루밍' 단지 안에 마련된 아파트 분양 사무실. 2007년 9월 입주한 이 아파트의 일부 계약해지 물량을 분양중인 이곳에 계약 문의 전화가 잇달았다. 분양대행을 맡은 포유의 김기영 사장은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해 서둘러 사무실을 나설 채비를 했다.

김 사장은 "요새는 전화 문의와 현장 방문 고객을 맞느라 식사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라며 "얼마 전까지도 '계약서를 써본 지가 언제였나' 하고 한탄했는데 요즘은 전화도 늘고 계약실적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거들떠 보지도 않던 미분양이 7월 들어서면서부터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며 "7월 중순 이후에만 계약해지 물량 중 절반이 나갔다"고 말했다.

한라건설이 인근 신방동에서 분양하는 현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미분양 계약자가 늘어나면서 분양 관계자들의 얼굴에 희색이 돌기 시작했다.

이혁재 '용곡 한라 비발디' 분양소장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사실상 개점휴업일 정도로 시장 상황이 심각했다"며 "그러나 경기가 조금씩 풀리고, 부동산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상반기에 비해 계약 문의와 실제 계약 건수가 두 배 정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광주 용봉동의 '한화 꿈에그린' 현장은 분양 초기부터 미분양이 발생하고, 2007년 완공 이후에도 3분의 1 가량이 미입주 상태였던 악성 미분양 단지였다. 그러나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계약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곳 분양대행업체인 부영주택개발 박성준 전무는 "2007년 하반기 입주 후 올해 5월까지 모두 100가구가 팔렸는데 올해 6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45가구가 팔릴 정도로 사정이 달라졌다"며 "(계약이) 잘 되는 곳은 올해 초에 비해 두 배 정도는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고 귀띔했다.

지방 미분양이 팔리는 이유

'애물단지'였던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갑자기 팔리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계약ㆍ중도금 조건 완화와 무상 서비스 제공 등과 같은 건설업체들의 분양조건 변경 ▦지방 공급 급감에 따른 새집 수요자들의 대체 선택 증가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중인 전세대란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김 사장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작된 전세대란이 확산조짐을 보이면서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불안심리가 커진 것도 미분양 계약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에는 지난해부터 신규 주택 공급이 대부분 끊겨 기존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려 계약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방 주택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무는 "최근 미분양 해소 단지들은 대부분 분양가 할인 등 수요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으면서 입지 여건이 우수한 곳들에 한정돼 있다"며 "워크아웃 건설사 현장이나 가격이 비싼 곳 등은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천안ㆍ광주=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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