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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BS 다큐 프로그램의 독창성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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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BS 다큐 프로그램의 독창성 높이려면

입력
2009.08.1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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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교육방송 프로그램이 또 다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니혼(日本)TV 과학프로그램을 베껴 제작한 일로 공식 사과한 게 얼마 전이다. 이번엔 영국 BBC방송의 심리학실험 프로그램을 복사한 듯 옮겨 놓았다(한국일보 12일자 1ㆍ5면 보도). 청소년 대상 유익한 공영방송의 대명사로 알려진 EBS에서, 그것도 스스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랑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스럽다.

논란이 된 <인간의 두 얼굴> 과 <기억력의 비밀> 등은 과학적 이론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도록 전형적 실험기법을 동원했다. 비슷한 화면으로 구성될 여지는 언제나 있다. 하지만 EBS가 시리즈로 방영한 프로그램은 예시된 상황, 등장한 소품, 출연한 보조인물 등이 BBS의 그것과 거의 일치하고 스토리 전개방식도 오차가 별로 없다. 열심히 제작하다 보니 우연히 일치됐고, 외국 프로그램을 일일이 검색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EBS의 해명은 군색하게 들린다.

방송가의 표절과 베끼기 관행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드라마는 물론 연예ㆍ오락 프로는 진행이 제법 감칠맛 나고 연출이 산뜻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일본 프로를 모방한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결코 그래선 안 된다. 모방하려면 화면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 설정, 소품 사용, 인물 출연 등에서 우리 실정에 맞도록 새로이 창작하는 열성을 보여야 한다. 관행이라고 핑계 댈 것이 아니다. 외국 방송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원칙을 지키려는 EBS의 노력을 모르지 않는다. 시청자의 애정과 신뢰가 다른 대형 방송보다 오히려 높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인간의 두 얼굴> 은 지난해 한국 PD대상 작가상을 수상했을 만큼 평가가 좋았다. 표절 사실이 확인되면 적절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재정의 대부분을 KBS에 의존하다 보니 인력과 제작비에서 한계가 많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는 정부와 사회가 함께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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