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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초등학교 갈 땐 늦으리… 5세 이전 꼭 시력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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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초등학교 갈 땐 늦으리… 5세 이전 꼭 시력검사를

입력
2009.08.1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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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만 해도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안경을 쓰면 '안경잡이'라고 놀림거리가 됐다. 하지만 요즘은 네댓 살짜리 어린이 중에도 안경을 쓰는 아이가 적지 않다. 때문에 자녀의 시력을 지키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눈물겹다.

그런데 어린이의 시력에 관련된 상식 가운데 잘못된 것이 많아 눈 건강 유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눈에 별 상관도 없는 일에 헛심만 쓰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 시력검사 너무 일찍 하면 정확하지 않다?

어린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시(視)세포는 대개 5세 전후에 어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된다. 따라서 아무 이상이 없어도 3세, 늦어도 5세 이전에는 1차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자신의 시력장애를 인식하지 못하는 데다가 증상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육안으로 이상이 없더라도 검진을 해야 심각한 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시력 발달 시기(10세 이전)의 어린이는 시력과 굴절 이상 값이 계속 변하므로 1년에 두 번 정도 안과 전문의에게 시력과 사시검사를 받아야 한다.

■ 안경을 쓰면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진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나 청소년이 '눈이 나쁘다'고 하면 근시라는 뜻이다. 보통 근시는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진행된다. 눈이 안 좋아 안경을 썼는데 계속 눈이 나빠지니 안경이 원인인 것처럼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근시는 20세 전후에 진행을 멈추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으로 교정하면 약시 등 병이 없는 한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

안경을 써도 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약시다. 어린이들은 시력이 좋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1년에 1, 2회 안과 검진을 통해 약시 유무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어렸을 때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면 시력이 호전돼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8~10세가 지나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어두운 것보다 밝은 게 시력에 안 좋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어둡거나 밝은 것이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어두우면 눈의 조절근이 쉽게 피로해지고, 너무 밝은 빛을 계속해 주시하면 우리 눈의 필름이라고 할 수 있는 망막의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빛의 밝기는 대개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정도의 500룩스 내외가 적당하고, 직접 눈에 비추는 것보다 머리 위에서 사물을 비추는 형태가 좋다.

■ 드림렌즈는 득보다 실이 많다?

드림렌즈란 밤에 잠잘 때 착용하면 낮 동안에는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도 정상 시력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렌즈다. 한때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부작용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기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야외 활동이 많고 안경이나 렌즈를 사용하기 힘든 경우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의와 상담한 뒤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고 관리만 잘 하면 큰 부작용 없이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어린이의 경우 눈 표면에 가벼운 외상이 생기거나 감염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렌즈 세척과 소독, 자녀의 눈 상태에 대해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리해 줘야 한다.

■ 눈에 좋은 약, 효과 있나?

시중에서 판매 중인 '눈에 좋은 약'이 실제로 눈의 특정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관여한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우리 눈 역시 몸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비타민 등 여러 영양소를 필요로 하므로 부족한 필수 영양소를 보충해 주면 눈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눈에 좋은 특식이나 영양제를 찾기보다는 편식하지 말고 야채 과일 곡류 생선 육류 등을 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 책을 많이 보면 눈이 나빠진다?

책을 많이 보면 근시가 일부 악화할 수 있지만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근거리 작업 시간이 많더라도 야외 활동을 많이 하면 근시 발현 빈도가 아주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야외 활동 시 도파민 분비가 활성화해 근시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최신 LCD나 LED TV가 브라운관 TV보다 시력 보호에 좋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히 입증된 연구 결과가 없다. 다만 최신 LCD나 LED TV가 브라운관 TV보다 선명하므로 눈 피로를 줄일 수는 있다. 모니터 종류에 상관없이 TV 시청은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그 이상을 시청하는 경우엔 10분 이상 눈을 감고 휴식한 뒤 보는 것이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

■ 휴대용 게임기가 컴퓨터보다 더 시력을 망친다?

이 역시 아직까지 입증된 연구 결과가 없다. 다만 휴대용 게임기는 화면이 작아 근거리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근시 진행을 앞당길 수 있다. 이동 시 게임을 하다 보면 흔들리는 화면을 집중해서 봐야 하므로 눈의 조절근에 무리가 생?눈이 피로해진다.

이는 최신 휴대폰 PDA 넷북 등 다른 휴대용 기기의 액정 화면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휴대용 기기를 사용할 때는 30㎝ 이상 간격을 떨어뜨리고 절대 눕거나 엎드린 채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용 시간도 1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시력을 회복하는 눈 운동이 있다?

눈 체조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됐는데 한때는 시력을 향상시키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효과는 없음이 확실히 밝혀졌다. 최근 국내에서 그와 유사한 눈 체조, 핀홀 치료, 초음파 치료, 침술 등이 시행되지만 치료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 일상생활의 작은 습관이 시력을 떨어뜨린다?

생활 습관으로 인해 시력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지만 나쁜 생활 습관은 눈 피로를 증가시키고 안구 건조증을 유발해 눈의 전반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누워서 책을 보거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보는 것, 지나치게 가까이서 책을 보는 습관은 모두 좋지 않다. 오랫동안 집중해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를 시청하면 근시가 되거나 눈이 건조해지기 쉽다.

눈이 피로하다고 식염수 등을 눈에 넣는 사람이 많은데 식염수는 오히려 쉽게 오염돼 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득이한 경우엔 인공 누액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 불 켜고 자는 습관이 시력을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있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안과 오세열 교수,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태임 김욱겸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안과 임현택 교수, 한길안과병원 소아안과 김철우 진료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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