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무대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경쟁관계가 워싱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아프리카 순방에서 고생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 중이던 여기자 2명을 구출해내 외교 무대에서 주가를 올리자 클린턴 장관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부터 아프리카 7개국을 순방하고 있는 클린턴 장관은 건전한 국가 통치, 전쟁 종식, 여성 인권 향상 등 이들 국가 지도자들에게 아픈 메시지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의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은 오직 청중을 향해 화를 냈던 사건에만 모아졌다.
클린턴 장관은 10일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에서 열린 공개포럼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빌 클린턴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국무장관은 남편이 아닌 나"라고 발끈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이슈는 사라진 채 이번 순방에 관한 기사는 오직 힐러리 개인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고 언급했다.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기자 석방과 함께 외교 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해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실추된 대중적 인기도 급상승 중이다. 12일 공개된 여론조사 기관 라스무센의 호감도 조사 결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응답자 58%의 호감을 얻은 데 반해 클린턴 장관은 53%를 얻는 데 그쳤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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