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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교과부 장관 인터뷰/ "돈없어 학업 포기하는 학생 없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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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교과부 장관 인터뷰/ "돈없어 학업 포기하는 학생 없도록 할 것"

입력
2009.08.1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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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교육 시책인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 제도가 시행되면 전체 대학생의 절반 가량인 107만명이 혜택을 받아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세태'는 종식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도 제도 추진의 '종자돈'이 될 재정 문제에는 매우 신중했다. 안 장관은 "근본적으로는 교육예산이 GNP 대비 6% 이상 돼야 새 학자금 제도를 비롯한 여러 주요 교육정책들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또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에 완전 정착됐다고 판단될때까지 예산 지원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김진각 교육전문기자

-학자금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취업 뒤 어느 정도 수입이 있어야 빌린 학자금을 갚게 되는지 궁금해 한다.

"일단 연 소득 1,500만원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4인 가족 최저임금이다. 적어도 이 수준은 상회해야 학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구체적인 기준 소득은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내부 연구를 통해 다음달 말쯤 결정할 방침이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하고 기준 소득이 있어도 빌린 학자금 상환을 기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텐데.

"정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도 학생들의 금융 채무 불이행이다. 채무 불이행률이 높아지면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채무 불이행률을 낮추려면 소득 포착 및 징수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국세청 조세징수시스템과 연계해 (기준소득이 생기는 학생들에 대해)원리금을 원천 징수하겠다."

-급작스럽게 결정된 정책이어서 재정 확보가 관건으로 보인다.

"예산 관련 부처와 어느 정도 사전 협의를 거쳐 확정했기 때문에 재정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재정 부담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내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연 평균 1조5,000억원 정도의 부담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돼 올해 2학기부터는 장학채권을 발행해 대출 자금을 조달할 것이다. 연 450조원의 국공채 시장규모를 감안하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추가로 들어가는 재원이 연 3,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예산 확보가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근본적으로는 교육예산을 늘려야 한다."

-새 학자금 제도가 시행되면 등록금이 뛸 가능성도 있다.

"새로 선보일 학자금 제도는 결국 학생들이 원리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대학이 마음대로 등록금을 인상할 요인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는 학생도 적지 않아 등록금 수준에 대한 관심과 등록금 인상에 대한 견제 심리는 지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를 공시토록 해 대학이 합리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것으로 기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입학사정관제가 '브레이크 없는 벤츠' 처럼 앞만 보고 달린다.

"입학사정관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각 대학이 합의에 의해 시행하는 제도다. 기본적으로는 대학이 책임 의식을 갖고 시행하는 게 맞다. 입학사정관제의 확산 속도는 정부가 조절하기 보다는 대학이 각자 처한 역량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대학이 입시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입학사정관제에 정부 돈이 투입되나.

"일단 올해는 입학사정관제를 내실화 하는 시기로 잡았다. 2010학년도와 2011학년도는 좀 더 확대하고, 2012학년도 이후 쯤에는 정착이 가능할 것이다. 이때까지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생각이다. 한시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지원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대입 자율화와 정부 주도의 입학사정관제가 상충한다는 비판도 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학들도 공감하고 있다. 지난 6월 '대입전형 선진화를 위한 대학간 공동선언'이 있었다. 당시 점수 위주의 현행 대입선발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대안을 입학사정관제라고 천명했다. 대학 스스로 입학사정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한다기보다는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옳은 표현일 것이다. 올해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을 통해 총 47개 대학에 236억원을 지원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사교육 대책으로 시행하고있는 학파라치제가 영세 학원만 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학원과 고액과외 단속은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밤 10시 이후 심야교습은 상당 부분 근절됐다고 본다. 다만 대형 학원의 불법ㆍ편법 영업 행위와 고액 과외를 막는 부분이 약할 수 있다. 앞으로는 대형 학원의 수강료 초과징수 부분을 집중 지도 단속하겠다. 오피스텔이나 과외방 등을 이용한 변종 사교육과 개인 고액 과외를 단속하는 데도 행정력을 쏟을 생각이다. 국세청과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단속하게 되면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시국선언을 한 전교조 교사들을 중징계 한 것을 두고 '과잉 대응'이라는 시각이 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법적으로 공무원 신분인 교사들이 시국선언을 하거나 서명운동을 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과 교원노조법 등 관련 법령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자제하라는 취지로 그동안 수차례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냈지만 전교조는 강행했다. 이런 탓에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교사 중징계 방침을 정한 것은 불가피 했다. 그렇다고 모두 중징계한 것은 아니다. 시국선언을 기획하거나 주도한 전교조 전임 간부들은 참여 경중에 따라 징계유형을 다르게 적용했다. 일반 서명 교원들은 징계가 아니라 주의 또는 경고를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앞으로도 전교조는 물론이고 비전교조 교원들도 비슷한 행동을 할 경우 같은 처분을 받을 것이다."

-교육정책 수립 과정에 사공이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

"기본적으로 교육정책은 교과부 장관이 100% 주도권을 쥐고 추진해야 옳다. 다만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은 필요하다. 교육정책은 고난도 정책이기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수렴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교과부가 해야 한다. 제3자 개입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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