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87)이 프랑스의 작은 마을 라코스테에 무려 3,000만 달러(약 375억원)를 투자하고도 마을 주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가르뎅은 9년 전 그림 엽서에서 막 튀어나온 듯 아름다운 이 작은 마을로 이주해 폐허가 된 성과 42채의 건물을 사들이고 여름 음악 축제를 열었다.
가르뎅 자신은 여름 축제 기간 동안 80여명의 고용효과를 내고 적정한 가격에 부동산을 사들여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450여 명은 그가 마을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가르뎅을 '혐오스러운 귀족' 또는 '자본주의의 대변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가르뎅은 한 인터뷰에서 "새 주민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증오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곳 사람들이 마을을 위해 한 일은 없다. 하수도도 전기도 없고 1930년대 이래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마을에 사는 브뤼노 피토(25)씨는 NYT에 "주민들은 잇따라 집을 사들이는 그를 시기하는 것 같다"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 더 이상 이곳에 살기 힘들게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발이 심한 것은 전통적으로 좌파인데다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을 보여온 라코스테 주민의 성향 탓도 있다. 40년 넘게 이 마을에 거주한 콜레트 트뤼프뮈도 "가르뎅 때문에 라코스테는 더 이상 라코스테가 아니다. 도시와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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