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 혹은 전투식량으로 밀가루 건빵을 먹던 군인과 경찰들이 앞으로는 쌀로 만든 '쌀건빵'을 먹게 된다. 학교 등 공공 급식에서 이용되는 라면, 국수도 쌀라면, 쌀국수로 대체된다. 또 쌀 제품이 밀가루 제품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공급하는 가공용 쌀 가격이 30% 인하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3일 남아도는 시중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도록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인천 강화군의 중소 쌀 가공업체인 ㈜한스코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는 쌀을 싸게 공급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쌀 가공식품의 성공 관건은 쌀을 얼마나 고운 가루로 만드느냐 하는 것. 고급 쌀가루를 생산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 등과 함께 쌀 제분공장 설립하기로 했다. 국내서 생산되는 쌀가루의 입자크기는 100메쉬(mesh) 수준으로 밀가루(200메쉬)의 절반에 그쳐 제품으로 만들었을 때 질감이 떨어진다. 메쉬는 2.54㎠ 틀 내에 들어가는 입자 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입자가 곱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일본에서 생산되는 쌀가루는 500메쉬에 이른다"며 "고급 쌀가루를 생산해 공급하게 되면 쌀빵, 쌀국수, 쌀라면 등의 다양한 수요가 일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또 밀가루 제품보다 몸에 좋은 쌀 가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군부대, 학교 등 공공부문의 밀가루 식품을 쌀 가공식품으로 대체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건빵, 햄버거빵, 국수, 라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쌀 함량비율에 따른 제품명 표시제한제도 도입된다. 예를 들어 50%이상 쌀을 함유했을 경우에만 '쌀라면' '쌀국수' 등의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고, 이 이하의 경우 '쌀 첨가 라면' 등의 표기를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정부가 공급하는 가공용 쌀 가격을 30% 인하해 밀가루 제품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손실이 생기긴 하지만 재고 쌀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손실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3년 이상 보관된 정부 쌀을 가공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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