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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도 벽 깬 순한소주 TV 광고에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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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도 벽 깬 순한소주 TV 광고에 나오려나

입력
2009.08.1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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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도짜리 순한소주 출시를 앞두고 소주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올해 초 두산으로부터 '처음처럼'을 인수, 소주업계에 뛰어든 롯데주류BG가 24일께 16.8도 짜리 순한 소주 '처음처럼 마일드'(가제)를 내놓기로 하는 등 소주시장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국세청에 주류제조 신고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다. 가격은 360㎖기준 850원선.

롯데는 이 제품으로 우선 부산, 경남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무학이 2006년 '좋은데이'(16.9도)를, 대선주조가 올해 초 '봄봄'(16.7도)을 내놓아, 지역주민들이 순한 소주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롯데는 이 지역에서 순한 소주의 가능성을 엿본 뒤, 수도권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의 신제품 출시에 대해 의혹을 시선을 던지고 있다. 우선 TV광고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현행법상 도수 17도 이상의 주류에 한해 TV광고를 못하게 돼있어, 16도대 소주의 TV광고는 제약이 없다. 실제 롯데는 TV광고를 통해 처음처럼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대기업이 법망을 교묘히 이용, 술 소비를 늘려보겠다는 얄팍한 상술이라며 롯데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는 "욕먹으면서까지 TV광고를 하지는 않겠다"며 한발짝 물러선 상태.

부산, 경남지역을 우선 공략한다는 전략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많다. 롯데는 올해 초부터 이 지역에 수백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으며 경쟁회사인 대선주조 시장을 뺐는데 집중했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순한 소주를 통해 다시 한번 시장공략에 나서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부산지역에서 대선주조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한 뒤, 대선주조를 인수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순한 소주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현재 전국 대비 부산, 경남지역의 소주 점유율은 10%내외이며, 부산ㆍ경남지역에서 순한 소주의 점유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때문에 순한 소주가 전국적으로 대세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반면 최근 음주문화가 독한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순한 소주가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양일 대선주조 사장도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면서 독한 술보다는 순한 술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순한 소주의 성공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진로만 해도 진로(25도), 참이슬(20.1도), 참이슬후레쉬(19.5도), 제이(18.5도) 등 4종류의 소주가 있지만, 처음처럼(19.5도)은 한 종류밖에 없다"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종류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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