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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충전' 전기버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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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충전' 전기버스 나왔다

입력
2009.08.1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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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KAIST 문지캠퍼스 수펙스홀 앞. KAIST가 자체 개발한 '온라인 전기자동차'(OLEV)의 문이 열리며 시승식이 시작됐다. 도로에 매설한 전력공급선 위를 달린다는 의미에서 '온-라인(On-Line)'으로 이름 붙여진 전기버스의 겉 모습은 일반버스와 똑같았다. 하지만 주행 중 엔진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출발과 동시에 내부 모니터의 '정차 중 충전' 표시가 '주행 중 급전'으로 전환됐다. 동승한 KAIST 조동호 교수는 "버스 하부의 집전장치가 도로 밑에 매설된 급전장치로부터 전력을 공급 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기버스는 도로 밑 전력선과 20㎝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 자기장 방식으로 전기에너지를 전달 받는다.

버스는 일반 도로에 접어들자 '배터리 구동'으로 바뀌며 '온-라인'에서 충전한 배터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버스는 1㎞의 시범구간을 안전 때문에 시속 10㎞ 정도로 주행했지만, "일반 도로의 10%에 급전설비를 매설한다면 시속 100㎞ 이상 빠르게 달릴 수 있다"고 조 교수는 말했다.

온라인 전기버스는 11월 서울랜드에 '코끼리열차' 용으로 첫 공급된 뒤 내년 서울의 일부 버스전용차로 구간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KAIST는 모바일 하버의 기술력도 이날 시연했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부두'다. 항구에 접안하기 어려운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모바일 하버가 스스로 이동해 바다 위에서 하역을 하게 된다. 수심이 낮아 대형 화물선이 입항할 수 없는 전세계 항구들의 대안으로 떠올라 최근 푸에르토리코로부터 구매의향서(LOI)가 접수됐다.

KAIST가 확보한 원천기술은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크레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이날 모형을 통한 시연회에서 선체가 요동치는 가운데 크레인은 전후좌우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서 총장은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 하버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로서 세계경제와 지구환경에 크게 기여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는 최근 ㈜온라인전기자동차(대표 이충구 전 현대자동차 사장)와 ㈜모바일하버(대표 안충승 전 현대중공업 사장)를 각각 설립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KAIST의 온라인 전기자동차가 '창의적 사고를 핵심 추진력으로 한 새로운 시도'라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FT는 다른 나라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한국이 이젠 따라잡기 어려운 이른바 '킬러 제품'을 양산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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