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육상의 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개막, 23일까지 9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림피아 슈타디온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고(故) 손기정 선생이 금메달을 딴 곳이다. 또 7만4,228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1974년과 2006년엔 월드컵도 개최됐다.
월드컵 축구, 하계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202개국에서 2,101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세계기록을 수립한 선수에겐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 종목 우승선수에겐 6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지구촌에서 연인원 60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KBS는 대회기간 주요경기를 생중계한다.
■ 광속(光速) 대결
밤잠을 포기하고 브라운관 앞에 앉아야 할 첫 번째 종목은 '육상의 꽃' 남자 100m. 베이징올림픽 우승자 유세인 볼트(23ㆍ자메이카), 2007년 오사카 대회 우승자 타이슨 가이(27ㆍ미국), 통산 51차례나 9초대를 찍은 아사파 파월(27ㆍ자메이카)이 17일 오전 4시35분 광속 대결을 펼친다. 세계기록(9초69) 보유자인 볼트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올시즌엔 가이가 9초77로 9초79의 볼트를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 미녀새의 3연패?
18일 오전 1시45분엔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7ㆍ러시아)가 여자 장대높이뛰기 3연패에 도전한다. 이신바예바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5m05)과 비교하면 '2인자' 제니퍼 스투진스키(27ㆍ미국)의 기록은 10㎝ 이상 처진다. 스투진스키의 최고기록은 4m92.
■ 21년 만에 신기록 나올까
여자 100m 세계기록은 88올림픽 때 미국의 그리피스 조이너(작고)가 세운 10초49. 이 기록은 올해로 21년이 됐지만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셸리 안 프레이저(23ㆍ자메이카)와 카멜리타 지터(30ㆍ미국)가 기록 경신에 나선다. 프레이저는 10초78, 지터는 10초96이 개인 최고기록. 결승전은 18일 오전 4시35분에 벌어진다.
■ 광속 리턴 매치
21일 오전 3시35분엔 남자 200m 결승이 열린다. 100m에서 광속 대결을 벌였던 볼트(19초30)와 가이(19초58)가 나흘 만에 리턴 매치를 갖게 된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는 가이가 볼트를 눌렀지만,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선 볼트가 압승을 거뒀다. '넘버 3' 월리스 스피어먼(25ㆍ미국)도 눈여겨볼 선수.
■ 또 하나의 꽃
22일 오후 6시45분에 벌어지는 남자 마라톤은 남자 100m와 함께 '육상의 꽃'으로 불린다. 세계기록(2시간3분59초)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불참한 가운데 '싸움꾼' 조우아드 가리브(모로코)의 우승이 예상된다.
■ 일본을 주목하라
23일 오전 3시부터 여자 400m 계주 결승이 시작된다. 스타군단 미국의 우승은 이변이 없는 한 기정사실. 관심의 대상은 이어 벌어지는 남자 400m 계주다. 자메이카와 미국의 우승 다툼 속에서 일본이 주목된다. 일본은 조직력을 앞세워 지난해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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