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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도한 혼다 의원, 나눔의 집 두번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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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도한 혼다 의원, 나눔의 집 두번째 방문

입력
2009.08.1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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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올건가? 나 죽기 전에 한번은 더 봐야지."(김군자 할머니) "10년 후쯤이요."(마이크 혼다 의원) "에이, 그때꺼정 내가 어떻게 살아? (앞으로) 못 보겠네." "10년 후까지 꼭 사시라고 그렇게 말씀 드린 거에요, 허허허."

마이크 혼다(67)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2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다시 만났다. 2007년 11월 첫 만남 후 2년만의 재회지만, 갓 여행을 다녀온 오랜 지인을 만난 듯 서로 얼싸 안으며 반가운 정을 나눴다.

일본계 3세인 혼다 의원은 2007년 7월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당시 미 하원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시인과 사과 및 역사적 책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한 우군인 셈이다.

이날 오후 혼다 의원이 나눔의 집에 도착하자, 김군자(86) 할머니가 가장 먼저 그를 맞았다. 정오에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허리가 아파 참석하지 못하고 홀로 방을 지키고 있던 참이었다.

김 할머니는 보조기구를 이용해 방에서 걸어 나오면서도 얼굴에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My Brother"를 연방 외쳤다. 혼다 의원도 김 할머니를 "My Sister"라 부르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혼다 의원은 김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면서 지난해 초 타계한 지돌이 할머니와 문필기 할머니를 회상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한 시간쯤 뒤 수요집회를 마친 5명의 할머니들이 돌아오자, 나눔의 집은 반가움의 물결로 술렁였다. 할머니들은 거실로 들어서기 바쁘게 혼다 의원과 얼싸 안으며 그 동안의 안부를 챙겼다. 할머니들은 혼다 의원에게 "다음 방문 일정은 꼭 잡고 가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혼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위안부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보인 할머니들의 역할에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세계 정의를 세우는 데 할머니들 증언이 큰 역할을 했다"며 "이런 노력이 일본의 사과를 이끌어 내고 다시는 여성이 폭력에 희생되지 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에게도 일본이 사과하도록 조언하라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혼다 의원은 이어 "일본 국민들부터 위안부 문제를 인식해 정부가 사과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일출(82) 할머니는 "우리가 죽으면 이 문제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일본 정부가 너무 괘씸하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할머니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혼다 의원은 3시간 가량의 방문을 마치고 이날 저녁 나눔의 집을 떠났다. 이날 방문에는 지난 4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을 쓴 탤런트 차인표씨도 함께 했다.

5박6일 일정으로 10일 입국한 혼다 의원은 13일 강원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고 14일 강원도 고성군 DMZ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마친 뒤 15일 출국한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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