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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C '지금 이대로'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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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C '지금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입력
2009.08.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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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사진을 갖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어제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를 이사장으로 선출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이 방문진의 행보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MBC의 대주주로경영을 관리 감독하기 때문이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인사는 물론이고 MBC의 위상과 방향까지 결정한다.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 "MBC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다" 며 "신뢰 회복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논란의 초점인 MBC 소유구조의 개편, 즉 민영화에 관한 논의와 프로그램 감시도 하겠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MBC를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방문진 이사장의 이런 선언은 MBC가 보여온 경영의 방만함과 무책임, 편파성 등을 근본적으로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뢰도 추락으로 갈수록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MBC로서는 개혁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더 이상 독과점 우산 아래에서 편안하게 특권을 누리는 방송으로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다채널 시대에 양질의 콘텐츠와 공정성을 지닌 보도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구성원 스스로 이런 선택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당위성에 비춰 볼 때 MBC 노조가 새 방문진 이사진을 "MBC를 죽이려는 뉴라이트 점령군"이라며 사무실 출입까지 막고 나선 것은 분명 지나친 행동이다.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저지한다는 명분이지만, 오히려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관리ㆍ 감독 권한을 지닌 방문진 이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척하는 것부터 사리에 어긋난다.

방송구조개편과 맞물려 MBC의 위상 재정립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그 것을 결정하는 것은 노조도, 방문진도, 정권도 아니다. 전파의 주인인 국민이다. 따라서 국민 여론을 좇아 MBC의 진로를 논의하겠다는 방문진의 방침은 옳다. 분명한 것은 공영방송으로 남든 민영화로 가든, MBC가 '지금 이대로'를 고집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MBC 노조가 할 일도 정치성 구호를 앞세운 투쟁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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