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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경제연구소 보고서, "출판·광업은 좀비 산업"

입력
2009.08.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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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ㆍ인쇄업, 광업, 봉제의복업은 한국경제의 '좀비산업'이다?

여기서 좀비산업이란 아주 비효율적이고 부채에 의존하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산업이란 뜻. 정책적 혹은 기타 이유로 업계 내부에서 진행됐어야 할 구조조정이 지연돼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도 이런 좀비산업을 제대로 구조조정하지 못해 야기됐다는 지적이 있다.

11일 산업은행 부설 산은경제연구소는 '산업별 생산성 분석 및 기업여신 방향성 연구'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제조업 중 출판, 인쇄 및 기록매체 산업은 확연히 좀비산업으로 식별할 수 있고, 광업,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 펄프, 종이 및 종이제품 등도 좀비산업의 징후가 확연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대표적 좀비산업은 건설업. 일본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진 후 건설업은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할 분야였으나 오히려 일본 정부 여당의 정책적ㆍ정치적 지원을 받아 과잉 투자가 발생해 좀비산업이 됐다는 것이다. 반면 화학 전자 등 수출지향적 산업은 경쟁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의 경우 화합물 및 화학제품, 자동차 및 트레일러, 기타운송장비, 제1차 금속산업, 조립 금속제품, 기타 기계 및 장비,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등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이, 그렇지 않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나 노동생산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은 경쟁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좀비산업'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용우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이 생산성이 높은 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여신 정책을 세우고 특정 산업군에서 좀비산업의 징후가 강하게 나타나면 개별 기업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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