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흑백 인종갈등을 풀기 위해 지난달 30일 '맥주회동'을 한 이후 '백악관의 맥주'가 미 언론에 화제로 떠올랐다.
'백악관 공식 지정 맥주'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자에 역대 대통령의 주류 취향을 소개했다. WSJ는 "어떤 브랜드의 술을 마시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계급, 지위, 문화를 나타낸다"며 '버드 라이트'를 선택한 오바마에 대해 '대표적인 브랜드를 고른 운치 없는 선택'이라는 평과 '국내에서 생산되고 많은 이들이 찾는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을 각각 소개했다.
백악관의 술이 '정치적'이 된 것은 린든 존슨 대통령 때이다. 존슨은 재임 중 프랑스 와인을 백악관과 정부 행사에서 추방했다. 이 시절 백악관에서 마실 수 있는 와인은 오직 뉴욕 샴페인뿐이었고, 맥주는 미국산만 준비됐다.
앞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프랑스 와인'동페리뇽'을 백악관 와인으로 정한데다가 럼주인 다이커리도 즐겼다. 또 진토닉을 마시며 핵문제를 논의했고, 맥주는 네덜란드 산 하이네켄을 마셨다.
술에 가장 관대하다고 평가 받은 대통령은 금주령을 해제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그가 금주령을 해제한 1933년 4월 7일, 아브너-두루리 양조회사는 맥주 두 상자를 실은 트럭을 제일 먼저 백악관으로 보냈다. 이 트럭에는 '루스벨트 대통령, 최초의 진정한 맥주는 당신 것입니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반면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공석에서는 절대 맥주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군량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금주령을 내린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양조업자들에게는 악당으로 여겨졌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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