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고 했던가.
한국 복싱계가 양분돼 집안 싸움에만 매달린 탓에 불똥이 죄 없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튀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은 무자격 의사 파견(5월)과 선발전 계체량 문제(4월)로 국제복싱연맹으로부터 회원국 자격을 박탈하는 징계를 받았다.
대한복싱연맹은 현 집행부와 전 집행부가 파벌 싸움을 벌여왔고, 전 집행부가 입성한 국제연맹은 현 집행부의 허물을 찾느라 혈안이다.
한국 선수단은 아시아선수권대회(6월)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9월)에도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빠졌다. 이에 대한체육회 박용성 회장과 문화체육관광부 김대기 2차관이 6일 우칭궈 국제연맹 회장을 만나 "세계선수권에는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칭궈 회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해석도 있지만 체육회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태권도연맹 행사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우칭궈 회장은 "진실이 밝혀지면 한국인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복싱연맹 현 집행부와 전 집행부 사이의 알력 때문에 애꿎은 태극전사만 피해를 보게 될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선수들이 희생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상황이 좋아질 조짐은 보이질 않는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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