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함에 따라 현대그룹의 대북 경협 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될 지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만남으로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싹튼 것처럼 현 회장의 방문이 남북 경협 재개의 신호탄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현 회장의 평양 방문이 전격 성사된 점, 김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점,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 이후 남북간에도 냉랭한 분위기가 가시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현대그룹은 이날 현 회장이 평양에서 북측 관계자와 당면 현안 문제 등을 협의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당면 현안 문제란 북한이 억류 중인 현대아산 개성공단 파견 직원 유모씨의 석방과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로 요약된다. 유씨는 넉 달이 넘도록 접견도 허용되지 않은 채 억류된 상태다. 또 금강산 관광은 지난해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13개월째 중단되고 있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이날 경기 파주시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방북길에 오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러한 기대감에서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금강산엔 현대아산 직원 51명과 협력업체 직원 31명 등 82명이 상주하고 있다. 현 회장도 지난 4일 고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의 6주기 추모식을 위해 금강산을 방문, "호텔 등 관광 시설은 당장이라도 관광객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잘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11월18일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이후 195만5,951명이 다녀갔고, 한 때 하루 관광객 2,000명을 돌파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후 뚝 끊기며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은 이미 1,500억원을 넘긴 상태다. 여행사와 운송업체 등 협력업체 매출손실까지 포함하면 2,100억원 이상이다. 때문에 지난해 7월 1,084명이던 직원은 411명으로 줄었다.
개성 관광도 관심사다. 2007년12월 시작된 개성관광은 지난해 11월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북측이 갑자기 12월1일자로 전면 차단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중단됐다. 남북관계 경색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이로 인한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 규모는 800억원 안팎이다. 현대아산은 개성에도 35명의 상주인원으로 시설 등을 관리하며, 사업이 재개 되길 고대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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