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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는 지금 먹고노는 축제에서 돈버는 축제로 선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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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는 지금 먹고노는 축제에서 돈버는 축제로 선회중

입력
2009.08.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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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 연산업축제장. 미국, 일본, 호주, 독일, 캐나다,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11개국 바이어가 방문, 무안지역 상인들이 생산한 백련관련제품 152만 달러(19억여원)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날 수출키로 한 제품은 백련차, 백련라면, 백련떡국, 백련소금, 백련김, 백련된장 등 60여가지.

김정훈 무안상공인 협의회장은 "도쿄, 뉴욕 등 국제 박람회를 찾아 다니며, 연 제품이 빈혈, 면역력, 자양강장, 지혈, 숙취해소, 피로해소 등에 효험이 있는 건강식이라는 사실을 홍보해왔고,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며 "동양 최대규모의 백련자생시에서 재배한 연 제품이라는 것도 외국바이어의 관심을 끄는 데 한 몫 했다"고 말했다.

먹고 놀던 소비지향적 지역축제가 돈 버는 축제로 급선회하고 있다. 도시와 지방의 경제적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경제 마인드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생겨나고, 지역 축제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첨병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전국의 크고 작은 지역축제는 1,200여개(2007년 기준). 대다수 축제가 자치 단체장의 선심성 행사로 진행되면서, 지역 주민소득과 연계되지 못한 채 아까운 혈세만 축내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광주시는 정부가 추진중인 '한식의 세계화' 열풍에 힘입어, 지역축제로 머물던 '광주김치문화축제'를 올해(10월23~11월10일)부터 국제행사로 키우기로 했다. 이 기간 김치세계관, 김치주제관 등 전시회를 비롯, '광주김치문화축제 국제컨퍼런스'와 '광주김치 마케팅 비즈투어' 등을 통해 해외 바이어를 초청, 수출 상담회를 열기로 했다. 해외 수출 루트도 개척, 전국 김치 생산브랜드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경북 영주시의 풍기인삼축제는 지역특산품을 관광산업과 연계, 재미를 보고 있다. 인삼캐기 및 인삼요리 만들기 체험에 축제기간에는 시중가보다 10%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쇠퇴일로에 있던 지역경제를 되살렸다. 인삼 판매량이 늘면서 재배농가가 1,000여 농가, 가공업체가 600여곳이 생겼다.

영주시 관계자는 "지난 해에도 95만명이 찾아 인삼판매고만 193억원어치를 올렸다"며 "올해(10월13~18일)에는 250억원 이상의 매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충남도도 2006년 개최한 금산인삼엑스포에서 2,196만달러(270억여원)어치의 인삼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힘입어, 2011년 인삼엑스포를 다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보령머드축제'를 운영하는 충남 보령시는 지난 달 26일부터 9월10일까지 중국 대련시 금석탄해수욕장에 열리고 있는 '금석탄 한국 보령국제머드축제'에 축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우리나라 축제가 해외에 수출된 것은 처음으로, 보령시는 축제 기간 머드 원료(분말) 20톤을 공급, 짭잘한 재미도 보고 있다.

지역축제가 돈이 되는 사례는 외국에서 흔하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는 인구 50만명도 되지 않는 작은 도시. 하지만 이 곳에서 열리는 '에딘버러축제'에는 매년 1,200만 여명의 관광객을 몰려, 관광, 숙박, 음식, 교통 등 각 분야에서 27조원 가량의 경제적 이득을 보고있다.

스페인도 매년 8월말 열리는 '토마토축제' 덕분에 관광객수에서는 1등인 프랑스를 제치고, 유럽국가중 관광수입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강원 화천시도 스페인의 '토마토축제'를 차용한 축제를 개최, 화천 토마토를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키워냈다.

서삼석 무안군수는 "보고 즐기던 축제를 산업형 축제로 끌어올리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향후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축제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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