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각성제 소지 혐의로 경찰 출두를 앞두고 잠적해 일본 열도를 실종 소동으로 떠들썩하게 했던 여배우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ㆍ38)가 8일 도쿄(東京) 경시청에 제발로 걸어 나왔다. 실종 5일만에 사카이의 도피성 잠적 해프닝이 끝난 것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수 겸 탤런트인 사카이는 3일 새벽 각성제 소지 혐의로 도쿄 시부야(澁谷)구 노상에서 체포된 남편과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의 참고인 조사 요구를 받자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이후 소속사와 가족이 그를 찾는 실종신고서를 내자 평소 청순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던 사카이가 "남편 체포에 충격을 받아 자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며 연일 일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경찰은 6일 도쿄 미나토(港)구의 사카이 자택에서 각성제 흡입기구를 발견, 타액을 정밀 분석한 결과 사카이의 DNA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해 각성제 소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결국 사카이는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 오자 더 이상 도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카이는 경찰에서 각성제 소지와 흡입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이미 변호사 등의 충분한 조언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사카이의 남편 뿐만 아니라 조직폭력배인 동생도 지난달 각성제 복용 혐의로 후쿠오카(福岡)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1980년대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사카이는 가수활동은 물론 '주온2' 등 다수의 영화, 드라마에 출연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재판원제도의 홍보 광고에 나오는 등 여러 편의 공익광고에 출연했고 2007년에는 중일 문화스포츠 친선대사도 지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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